이미지 크게보기집권 4년차 ‘자신감’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3주년 대국민 특별연설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대응’ 국민 지지를
국정운영 동력으로 연결시켜
더욱 강력한 드라이브 걸 듯

구체성 없는 ‘장밋빛 청사진’
“과도한 부채…포퓰리즘 정책”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길을 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향후 국정 과제로 △디지털 인프라 기반 선도형 경제 △고용보험 확대 기초 마련 등 사회안전망 확대 △한국판 뉴딜 △연대와 협력의 국제 질서 선도를 핵심 화두로 내놨다. 진보 우위의 정치 지형을 십분 활용, 밀어붙이기식보다는 국민의 지지를 끌어내 문재인 정부의 국정 과제를 풀어가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구체적인 계획 없이 지나치게 장밋빛 청사진만 제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는 11일 오전 KBS 라디오에서 “문 대통령이 어제 ‘경제 전시 상황’이라고 표현했는데, 이게 어제 연설의 핵심 키워드라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의 현 시국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고 절박한 극복 의지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결국 디지털 사회간접자본(SOC), 고용보험 확대 등의 화두를 던진 것은 남은 2년간 현재 국정 기조를 이어가되, 최대한 국민의 지지를 끌어내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문 대통령의 연설에서) 자신감이 좀 붙었다는 느낌이 든다”며 “고용보험 등 제기한 이슈는 결국 진보적인 의제로 볼 것이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대응으로 볼 것이냐, 문 대통령의 인기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통합당의 한 관계자도 “취임 3주년보다는 제2의 취임 각오를 밝히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지난 3년에 대한 평가와 반성보다는 남은 2년에 대한 각오를 밝히는 데 중점을 뒀다”며 “진보 의제를 코로나19와 경제 위기에 대한 대응의 일환에 붙여놓아 소수 야당으로 마냥 반대할 수 없는 구도를 만들어 놨다”고 토로했다. 야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그간 국정 운영 기조를 유지한 채, 더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코로나19 대응은 의료진도 훌륭했고 국민도 잘 따라준 덕분인데 이게 정부 지지로 나타난 것인 만큼 정부가 자만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과도한 부채 유발에 대한 언급이 없는 등 포퓰리즘적 정책은 여전히 아쉽다”고 비판했다.

민병기·손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