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위치정보 확인·탐문
역학당국 요청땐 강제추적진행

서울시, 오늘오전까지 요청안해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영향으로 소강상태를 보였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우려되면서 경찰은 접촉자 가운데 신원을 허위로 기재했거나 방역 당국의 연락이 닿지 않은 3112명에 대한 신원 확인을 위해 비상 대기 상태에 돌입했다. 서울시는 경찰과 협력해 신원 미확인자에 대한 파악에 나섰다고 밝혔으나 여전히 공식적인 협조 요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킹’ ‘퀸’ ‘트렁크’ ‘소호’ ‘HIM’ 등 이태원 클럽·주점 5곳을 방문한 것으로 용산구가 해당 업소를 통해 확보한 5517명 중 연락 불통이거나 전화번호를 허위로 기재한 것으로 보이는 3112명에 대한 신원 확보를 위해 서울시의 공식 협조 요청을 기다리고 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상 역학조사 주체는 지방자치단체와 질병관리본부(질본) 등 보건 당국이며, 경찰은 이들의 협조 요청이 있을 시 신원 미확인자에 대한 소재 파악을 할 수 있다. 경찰은 공식적인 협조 요청이 접수되면 △휴대전화 등을 통한 위치 정보를 확인·대조해 주소를 특정하고 △필요시엔 탐문을 통해 미확인 접촉자에 대한 추적에 나서게 된다. 이태원 클럽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한 사람들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서울청에 따르면 청을 포함해 산하 일선 경찰서 전체에 신천지교회발(發) 신원 확인 당시와 같은 규모인 2162명의 신속대응팀을 구성했다. 그러나 서울시의 공식 협조 요청이 지지부진해 단순히 대기 상태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청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감염병 관련해선 경찰은 보조 역할로 시, 군, 구 단위 협조 요청이 공식적으로 와야 대응할 수 있지만 아직 서울시 등에서 연락조차 오지 않아 답답하다”면서 “용산구청 차원에서 협조 요청이 오긴 했는데 명단 이송과 관련해선 전혀 논의된 바가 없다”고 토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KBS1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허위 기재이거나 고의로 전화를 안 받는 사람은 경찰과 협력해 추가로 파악 중”이라고 밝혔으나 경찰 측 주장과 정면 배치돼 행정 협력이 느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경찰 협조 시 ‘시-자치단체-질본’ 공동으로 역학조사단을 꾸려 전달하게 되는데, 신천지 사태 땐 서울 전역이 해당돼 시 차원에서 공문을 전달한 것”이라면서 “이번 경우는 용산구에 한정 발생한 특수 경우로 시에서 공식적으로 협조 공문을 전달하지 않아도 문제 될 건 없다”고 해명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