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확산으로 오는 13일 예정된 고3 등교 수업이 연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유은혜(가운데)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 서울시교육청 ‘등교 연기’ 요청

‘학평’미루거나 재택시험 가능성
‘개학연기’ 靑청원 16만여명 동의
고3 ‘감염 공포·교육 공백’ 불안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공포가 커지면서 등교개학을 이틀 앞둔 고3 학생들의 등굣길에 빨간불이 켜졌다. 방역 당국과 긴밀한 협의에 나선 교육부가 등교 연기에 무게를 싣고 있는 가운데 고3 학사 일정이 줄줄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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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13일 예정된 고3 등교개학 일정 연기를 요구한다”고 발표했다. 조 교육감은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 급증으로 코로나19 사태는 다시 크게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마친 5월 5일부터 잠복기인 2주가 지난 20일에 등교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등교개학 시기를 미루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글에는 16만5500명가량이 동의를 하는 등 학부모들의 등교개학 연기 요구가 거센 상황이다.

교육부와 방역 당국은 이날 오전 긴급회의를 하려다 취소했다. 교육부 등에 따르면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께 정부서울청사에서 화상회의로 질병관리본부를 연결해 등교 연기 필요성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화상회의가 추진됐던 것은 사실이나 최종적으로 성사되지 않았다. 일정이 서로 안 맞았기 때문”이라고만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등교 연기 여부에 관해 “늦어도 내일까지는 최종 결정이 있을 것”이라며 “우선 질본에서 (이태원 클럽 관련)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야 하고, 이를 갖고 시·도 교육청 등과 협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발표 시기에 관해서 “(등교 여부가) 오늘 바로 결정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지만, 내일 발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사·학부모 등 학교 현장에서는 고3의 첫 등교 수업이 이틀 남은 상황에서 교육부와 방역 당국의 등교 연기 여부 결정이 너무 늦어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3 학생들의 학사 일정에도 비상이 걸렸다. 고3 학생들이 계획대로 13일에 등교할 경우 이들은 14일 경기도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 5월 말∼6월 초 중간고사, 6월 18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모의고사, 7월 22일 인천시교육청 주관 학평, 7월 말∼8월 초 기말고사 등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등교개학이 연기될 경우 당장 14일 학평부터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학평이 연기되거나, 지난 4월 치른 ‘3월 서울시교육청 주관 학평’처럼 재택으로 치러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입시를 앞둔 고3 학생들은 이래저래 불안감이 높은 상황이다. 전주의 한 인문계 고등학교에 다니는 B 양은 “정말 올해 고3은 너무 불쌍한 세대다. 공부에 집중이 잘 안 된다”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