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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업 BSI 석 달 연속 하락
비제조업은 한 달새 4P 내려

골프장만 이례적 16P 상승
‘거리두기’ 쉬워 인파 몰린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4월 기업 체감경기가 업종을 불문하고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까지 추락했다. 제조업은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두드러졌고 비제조업 체감경기는 두 달 연속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20년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전(全)산업 업황 BSI는 전월 대비 3포인트 내려간 51로 집계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이 컸던 2008년 12월(51)과 같은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체감 경기가 글로벌 금융위기 때 수준으로 악화됐다고 볼 수 있다”며 “특히 비제조업 경기는 금융위기 때보다 더 안 좋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전산업 BSI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2월부터 석 달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2월 10포인트, 3월 11포인트 하락한 데 비해 이달에 다소 낙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충격으로 기업 체감경기가 크게 위축돼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BSI란 기업가의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조사한 지표로 부정적이라고 답한 곳이 긍정적이라고 본 업체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이번 조사는 4월 13∼21일 전국 3696개 법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제조업 업황 BSI는 52로 4포인트 하락했다. 2009년 2월(43) 이후 최저 수준이다. 수출 부진을 겪은 전기장비(-12포인트), 자동차(-10포인트), 전자·영상·통신장비(-3포인트) 중심으로 하락했다. 대기업(-6포인트), 중소기업(-1포인트), 수출기업(-8포인트) 등 전부 하락했다. 다만 내수기업은 지난달과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 제조업 업황전망 BSI는 50으로 4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제조 중소기업 업황전망 BSI는 50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2003년 1월 통계 작성 이후 최저 수치다. 비제조업 업황 BSI는 50으로 한 달 새 4포인트 내렸다.

한은이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3년 1월 이후 역대 최저치를 두 달 연속 갈아치웠다. 특히 산업용 전기 및 가스 판매 부진으로 전기·가스·증기가 18포인트 하락했다. 건설 수주가 줄어들면서 건설업도 9포인트 내려갔다. 다만 예술·스포츠·여가 업종은 골프장 이용객 증가로 ‘이례적으로’ 16포인트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전월 대비 기저효과가 큰 데다 골프가 야외에서 이뤄지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용이하다는 인식 때문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