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특별법 구제’밝혔지만
법안 처리 당분간 어려울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실무진의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잠정 타결안을 거부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주한미군 기지 내 한국인 근로자 4000여 명에 대한 무급휴직 문제도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는 특별법 제정을 통해 구제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제21대 국회 구성에 필요한 시간 등을 감안하면 조만간 법안 처리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노조 측은 21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몇 년 주기로 진행되는 SMA 협상이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근로자 무급휴직 문제가 이슈로 나왔다”며 “이번에 협상이 타결돼 무급휴직 사태가 해소된다고 해도 몇 년 뒤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근로자가 협상의 볼모가 되지 않도록 법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착 상태인 방위비 협상의 조속한 타결보다는 특별법 제정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의미로, 노조 측은 20대 국회 임기 중인 5월 내에 관련 법안이 처리돼 하루빨리 생계비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회 일정 등으로 이른 시일 내 특별법 제정도 쉽지 않은 상태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1일 “국회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조속한 시일 내 특별법을 제정해 우리 정부 예산으로 근로자들의 생활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방부는 긴급생활자금 대출지원 등 무급휴직 근로자들의 생계를 지원하는 방안을 담은 특별법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