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최원목(54)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지난 3월 24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자신의 연구실에서 현 정부의 지향점이 ‘유사 전체주의’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최원목 교수는…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가 대중에게 알려진 것은 지난 2018년 주미(駐美) 경제공사에 응모해 가장 높은 점수를 받고도 보수 성향 시민단체 활동 경력 때문에 탈락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어났을 때였다. 그는 외교부에서 10년간 근무하면서 대미 정무와 통상 분야를 모두 경험했고, 학교로 옮긴 이후에도 보수·진보정권 모두에서 미국 관련 연구나 정부의 대미 협상에 무수히 참여해 온 손꼽히는 전문가다. 그는 비밀유지가 강화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장 바로 밖에서 대기하는 유일한 민간인이기도 했다.

그는 주미 공사 탈락 과정의 문제를 언론에 직접 공개한 이유에 대해 “이념진영 위주로 인사 검증하는 블랙리스트적인 채용비리들이 나중에 제대로 밝혀지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그가 직접 지도하는 로스쿨 학생들도 각 부처 민간개방직에 많이 지원하고 있는데, 제자들을 위해서라도 원칙을 세우는 경고성 발언은 해야 한다고 결심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또 당시를 회고하며 “현 정부가 출범하고 외교부 자체가 적폐세력으로 몰리면서 이념외교의 첨병 역할을 맡아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면서 “외교관들이 상급자와 하급자 간 업무지시 모임을 할 때 서로 녹음까지 해두는 관행도 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외교부 경력 10년 만에 학교로 돌아온 이유를 물었다. 그는 “가르치는 일만큼 좋은 직업은 없는 것 같다. 가르치면서 배우는 게 더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20년 전 학교로 옮긴 직후에는 기대와 달리 좀 답답했다고 한다. 그는 “국제무대에서 펄펄 날다가 상아탑에 갇혀 버린 듯한 느낌도 있었다”면서도 “그래도 출입하는 고객과 읽을거리들이 50∼60대에서 갑자기 20대 초반 세대로 바뀐 북카페 주인이 느끼는 식의 즐거움은 항상 있다”며 웃었다.

그는 실무와 학문이 항상 같이 가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다. 그는 “항상 실무에 안테나를 꽂고 전문성을 키우려 하기 때문에 교수의 길로 들어선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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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충북 청주 출생 △서울대 법학과 졸업 △미국 조지타운대 법학 박사 △23회 외무고시·34회 행정고시 합격 △외무부 북미1과·통상2과·통상교섭본부 근무 △미국 뉴욕주 변호사 △이화여대 법대 교수 △한국 국제경제법학회 등 관련 학회장 △정교모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