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숨죽인 소망교회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 위치한 소망교회 신도 1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27일 오전 소망교회가 문을 굳게 닫아 적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낙중 기자

서울 대형교회發 확진 잇따라
이동제한 등 초강력 조치 필요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 과정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불안감에 휩싸인 공포감을 되레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일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서울·수도권 지역 주민들도 언제 확진자가 폭증할지 몰라 조마조마하는 가운데 정부가 지금이라도 중국인 입국 금지·이동제한 조치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7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서울·수도권 지역 코로나 19 확진자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113명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금까지 총 55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강남구에서 2명, 양천구에서 1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전날 오후 4시보다 4명이 더 늘었다. 같은 시간 기준 경기도 내 확진자는 55명이다. 전날 51명에서 4명 늘어난 수치로 수원, 광명, 과천, 용인, 평택, 화성 등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인천도 3명의 확진자가 나온 상황이다.

수도권에서는 특히 대형교회 등을 중심으로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명성·소망 등 서울 지역 대형 교회에서 잇따라 확진자가 나와 지역 사회 감염 우려가 커진 가운데, 26일 진행된 강동구 명성교회 교역자·신도 대상 검사에서 검사자 전원이 음성 판정을 받아 가슴을 쓸어내렸다. 27일 강동구는 “확진자로 판명된 명성교회 부목사 A(53) 씨와 밀접 접촉한 것으로 파악된 교역자와 교인 348명 중 142명을 대상으로 26일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실시한 결과 전원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구는 나머지 206명도 이날부터 28일까지 이틀에 걸쳐 검사를 진행 후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소망교회에서는 신도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소망교회는 26일 홈페이지 긴급 공지를 통해 “21일 증상이 나타나 자택에서 자가 격리하다 25일 확진 판정을 받은 분이 소망교회 등록 신도”라고 밝혔다.

정부가 행사 관련 지침 등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수도권 지역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는 26일 대체적인 집단행사 등의 연기나 취소를 권고하는 내용의 지침을 발표했다. “예정된 행사를 취소할 필요 없다”며 종식이 머지않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경제 활성화 관련 메시지로 전환했던 지난 12일에서 불과 2주 만에 지침 방향이 뒤집혔다. 12일은 확진자가 수일 째 발생하지 않는 시기였으나, 전문가들은 안심하기 이르다는 분석을 줄곧 내놓던 시점이었다. ‘종식 조급증’에 빠진 정부가 의학계 경고를 무시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등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의학계 경고를 받아들이고 ‘이동제한’ ‘입국제한 강화’ 등 강력한 수준의 방역 대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람이 모이는 것을 최대한 제한해야 한다”며 “집회금지, 휴업, 휴교 등 사회적 격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규·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