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는 “숙의”…거짓말 논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의 2018년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의 핵심 내용을 담은 공소장을 비공개하기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법무부 검찰국 산하 공공형사과가 ‘비공개 반대’ 보고서까지 올렸지만 여러 차례 묵살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추 장관은 5일 출근길 선거개입 사건 공소장 비공개 결정에 대해 “그동안 의원실에서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곧바로 언론에 공소장 전문이 공개되는 잘못된 관행이 있었다. 여러 차례 숙의를 거쳐서 더는 이런 잘못된 관행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밝혀 ‘거짓말’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문화일보 취재 결과 공소장 공개 여부를 판단하는 소관부서인 법무부 공공형사과에서는 공소장 비공개와 관련해 “전례가 없는 일로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의사결정 과정에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 공공형사과는 공소장 공개 의견을 개진했음에도 공개가 가로막히자 보고서까지 작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에는 “공소장은 공개가 원칙으로, 법무부가 공개를 막은 전례는 없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형사과는 통상의 전례를 뒤집어 비공개하는 것은 ‘직권남용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도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는 조남관 검찰국장을 통해 추 장관에게 보고됐지만 비공개로 최종 결정됐다.

통상 공소장은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회의 요청이 있으면 개인정보를 삭제하고 제출해 왔다. 국가기관은 국회로부터 서류 등의 제출을 요구받으면 직무상 비밀에 속한다는 이유로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고 돼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을 지낸 김한규 변호사는 “국회법에 근거해 요청한 것을 법무부가 법률이 아닌 훈령으로 거부할 권한이 없다”고 비판했다.

정유진·김온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