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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권남용에 거짓말 논란까지
檢 상명하복 문화 비판하더니
본인은 부하직원들 건의 묵살

신임 검사들에게 ‘상명하복’ 문화를 박차고 나가라고 했던 추미애(사진) 법무부 장관이 정작 본인은, 법무부 직원들의 공소장 공개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에 직원들이 ‘보고서’까지 작성해 반대했지만 묵살한 것으로 파악돼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보고서를 작성했던 법무부 직원들은 공소장을 비공개하면 ‘직권 남용’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추 장관은 5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여러 차례 숙의를 거쳐서 더 이상 이런 잘못된 관행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추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거짓말’ 논란에 더해 지난 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검찰의 상명하복 문화를 비판하면서 “그것(상명하복 문화)을 박차고 나가서 정의감과 사명감으로 충만한 보석 같은 존재가 돼달라”고 당부했던 말과도 모순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상명하복 문화를 비판하면서 본인은 부하직원들의 건의를 묵살했기 때문이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추 장관이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및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기소된 송철호 울산시장 등 피고인 13명의 공소장 비공개를 결정하자 법무부 공공형사과에서 반대의견을 밝혔고 받아들여지지 않자 보고서까지 작성해 제출했지만 묵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이들을 기소하고 30일 법무부에 해당 공소장을 보냈다. 법무부는 당일부터 국회에 공소장을 제출하지 않다가 전날 끝내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추 장관은 한술 더 떠 “국민 여러분들도 재판받을 권리에 의해 사실이 알려지는 것이지 언론을 통해서 왜곡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그것이 국민 피해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언론에 의한 공소장 공개를 ‘왜곡’으로 간주한 셈이다.

한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주요당직자 회의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당당하고 숨길 게 없다면 왜 (공소장) 비공개를 하느냐”며 “아무 잘못이 없다면 내놓고, 잘못이 있다면 사과를 해야지 숨길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는 같은 날 당 대표단·주요당직자 확대연석회의에서 “공소장 제출 거부는 명백한 국회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김도읍 한국당 의원은 이날 대검찰청에 공소장 정보 공개를 청구한 상황이다.

김온유·나주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