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초비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7번째 확진자 발생 소식이 알려진 31일 오전 국내 6번째 확진자가 치료받고 있는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입구는 체온 측정·문진표 조사를 받으려는 방문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신창섭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거리 위 진료소 31일 오전 서울 중구 지하철 명동역 인근 거리에서 중구 보건소 직원들이 선별진료소 설치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신창섭 기자

- 2차 감염·7번째 확진자 발생

7번 20代, 100여명 접촉 관측
6번 확진자 만났던 사람들 중
3차감염 배제못해… 감시필요

2차감염자 일반접촉 분류‘허점’
방역체계 전면 확대·보완 시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2차 감염자’(6번째 확진자)는 물론, 7번째 확진자까지 발생하자 보건당국의 방역체계 곳곳에 누수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금이라도 방역체계를 전면 확대·보완해야 전파자 확인이 어려워지는 3차, 4차 감염자 발생 사태 등과 같은 ‘팬데믹(대유행)’의 전조를 차단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31일 질병관리본부 산하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7번째 확진자(28·한국인 남성)는 중국 우한(武漢)시에서 칭다오(靑島)를 거쳐 지난 23일 인천공항에 입국한 1차 감염자로, 26일부터 가벼운 기침 증세 등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어 29일 발열·기침·가래 등 증상이 뚜렷해지자 당일 보건소에 신고했고, 30일 저녁에 최종 확진을 받은 사례다. 국내에서는 첫 20대 확진자이기도 한데,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한 26일부터 확진을 받은 30일 사이 전후로 지역사회 접촉을 통해 2차 감염을 유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기간 동안 7번째 확진 환자와 접촉한 사람 수가 100명을 넘겼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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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확인된 6번째 확진 환자인 56세 한국인 남성은 3번째 환자와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의 한 식당에서 함께 식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2차 감염된 이 환자는 방역 당국에서 자가격리시키는 ‘밀접접촉자’가 아니라 지역사회 활동이 가능한 ‘일반접촉자’로 분류됐다. 6번째 환자가 22일부터 30일까지 만난 사람들은 모두 3차 접촉자인데, 그 수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태안군은 6번째 확진자와 접촉한 딸이 교사로 근무하는 충남 태안군 한 어린이집에 대해 31일부터 잠복기가 끝나는 오는 2월 10일까지 휴원에 들어가도록 조치했다.

최근 우한 폐렴의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무증상 상태에서 감염이 이뤄진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보건 당국에서는 무증상 상태의 감염에 대해 섣부른 판단을 내리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최대한의 대비를 해야 감염을 조기 차단할 수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방역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5년 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확산됐을 당시도 바이러스가 비말(飛沫)감염이라는 특성이 있다며 2m 이내 접촉자들만 감시대상에 포함됐지만, 확진 환자로부터 10m 거리에 있던 사람까지 전염이 이뤄지기도 했다. 우한 폐렴도 새로운 전염병인 이상 가능한 모든 방역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전병률 전 질병관리본부장은 “이제 곧 누구로부터 옮았는지 알 수 없는 ‘지역사회 내 생활 감염’ 상황이 올 것”이라면서 “증상이 있는 이들은 반드시 신고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2차 전염’ 확진자가 나온 서울 강남 지역은 불안감이 더해져 선별진료소로 몰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보건소를 찾은 지역 주민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직원들은 몰려드는 구민들을 살피느라 쉴 틈이 없었다. 보건소 관계자는 “방문하는 구민 수가 평소의 서너 배 이상이라 직원들이 전담 업무 구분 없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업무에 투입돼 있을 정도로 일손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정선형·서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