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식업계도 ‘우한폐렴’ 여파
마포·종로 등 상가 발길 줄어

3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한정식 전문점인 한일관. 이날 식당 정문에는 휴점 공지문이 붙어 있었다. 식당 관계자는 “오늘 일부 직원들만 출근해 식당 내부를 정리하고 있다”며 “(공지문대로) 다음 달 5일까지 식당 문을 닫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른 오전 굳게 닫힌 식당 문틈 사이로 일부 직원이 대화를 나누는 목소리가 들렸으나, 식당은 내부 공개를 하지 않았다. 식당 안에서 휴점으로 식자재 등을 정리하고 있는 분위기였다.

이곳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첫 ‘2차 감염자’인 6번 확진자가 발생했다. 56세인 그는 중국을 방문한 적이 없었지만 지난 22일 오후 지인인 3번 확진자와 다른 친구 등 모두 3명이 1시간 30분 동안 불고기를 먹었다. 그는 3번 확진자를 통해 비말감염(보균자가 기침이나 재채기, 말을 할 때 튀어나오는 침방울을 통한 감염)을 통해 전염됐다.

강남 지역에서 2차 감염자를 발생시킨 우한 폐렴의 여파는 서울 여의도·마포·종로 등 기타 직장인들의 주요 회식 명소에도 퍼지고 있었다. 전날(3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 상가거리는 오가는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로 인적이 드물었다. 유명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훈(48) 씨는 “증권사에서 오래전 70명 자리를 예약했었는데, 예약 당일인 오늘 ‘회식을 미루게 됐다’며 예약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저녁 직장인들의 ‘회식 핫플레이스’ 마포구 마포동의 한 프랜차이즈 고깃집도 상황은 비슷했다. 주 52시간제 문화 정착으로 회식을 많이 하는 날인 목요일이었지만 식당은 한적했다. 대기자를 위한 의자가 무색할 지경이었다. 이 식당의 종업원 강모 씨는 “가게 매상을 올려주는 건 십여 명씩 오는 단체손님(회식)인데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 가게 영업이익에 타격을 받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송유근·김수현·서종민 기자 6silver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