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 끝에 남편을 살해한 60대 여성의 증거 인멸을 도운 내연남이 구속됐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A(여·61) 씨의 범행 증거를 없앤 혐의(증거인멸)로 내연남 B(62) 씨를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4일 오후부터 5일 오전 1시 사이에 광주 서구 금호동 자택에서 남편 C(55) 씨를 살해한 혐의로 지난 7일 구속됐다. B 씨는 A 씨가 남편을 숨지게 할 때 쓴 도구와 혈흔을 닦는 데 쓴 헝겊 등을 숨기거나 소각해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B 씨가 증거 인멸 외에 범행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또 A 씨가 “가정폭력에 시달려오다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계획된 살인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에서는 C 씨의 사인이 둔기에 의한 사망이 아닌, 경부압박에 의한 질식사로 나왔다. 다음 주쯤 국과수의 2차 부검 소견(혈액 분석)이 나오면 범행에 약물을 사용했는지도 밝혀진다.

A 씨는 앞서 범행 직후 119에 전화를 걸어 “남편이 욕실에서 넘어져 숨진 것 같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 씨의 진술과 C 씨의 발견 위치·외상 특성이 일치하지 않은 점 등을 수상히 여겨 추궁한 끝에 A 씨로부터 범행을 자백받았다. 경찰은 숨진 C 씨의 머리에서 발견된 외상이 둔기에 의한 것으로 추정했다.

광주=정우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