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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국제화 추진하는 中
CBDC 도입해 달러에 도전
스웨덴, 현금축소 대비 나서
민간은행 독점 방지 목적도

韓銀“제도변화 부작용 우려
무리해서 추진할 필요 없어”

중국 등 일부 국가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CBDC) 발행을 적극 검토하고 나서면서 CBDC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가까운 장래에 CBDC 발행 계획을 하고 있진 않지만, 최근 세계적으로 CBDC에 대한 관심이 커짐에 따라 CBDC 연구를 강화키로 했다. CBDC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화폐로, 전자적 형태를 지니며 현금과 같이 지급과 동시에 결제가 완결되는 것이 특징이다.

10일 한은 등에 따르면 인구 규모가 작거나 현금이용 감소에 따른 부작용 발생 우려가 있는 경우, 또 금융 포용 수준이 낮은 특수 환경에 처한 국가들이 주로 CBDC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도미니카연방, 그레나다 등 동카리브해 지역 8개 섬나라는 동카리브중앙은행(ECCB)이 발행한 은행권을 공동 화폐로 쓰고 있는데, ECCB는 화폐제조·유통비용 절감과 금융포용 제고 목적으로 CBDC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포용’이란 은행 계좌 미소지자 등 현 금융 시스템에서 배제돼 불편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통화시스템 구축을 의미한다. 에콰도르, 우루과이, 튀니지 등도 이런 이유로 CBDC 발행을 검토 중이다.

스웨덴은 현금이용 축소에 따른 부작용 해소를 위해 CBDC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스웨덴 인구 전체의 절반 이상은 노디어, 한델스방켄 등 스웨덴 상업은행들이 공동으로 개발해 서비스하는 모바일 간편 지급결제수단인 ‘스위시’를 사용하고 있다. 스웨덴 정부 입장에선 지급결제 시스템의 민간 독점 방지에 나설 필요가 있고, 국민이 현금이용 축소에 따른 운영 리스크에 대비도 하게 해야 한다. 거래 은행이 도산했는데 현금이 없으면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할 수도 있는 만큼 그 대안을 마련한다는 의미다.

세계적으로 CBDC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은 지난해 중국이 CBDC 발행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부터다. 중국이 CBDC 발행을 추진하는 이유는 알리페이와 같은 지급결제 시스템의 민간독점 방지, 화폐제조와 유통비용 절감, 금융포용 제고 등이다.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고 있어 CBDC 발행을 통해 이런 목적을 추가 달성하고자 한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기타 고피너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디지털 화폐가 선진화된 결제 기술을 선보일 수는 있으나, 세계 기축 통화가 되기 위한 조건을 충족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밝혔다. 이들 국가를 중심으로 이르면 올해 안에도 CBDC 발행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발행 시기를 특정한 곳은 없다.

한편, 한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 등 주요국 중앙은행과 마찬가지로 당장 CBDC 발행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다수 회사가 소액지급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서비스 독점에 따른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작고 금융포용 정도가 이미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은행의 자금 중개 기능 약화, 금융시장의 신용배분 기능 축소, 개인정보 보호 문제, 중앙은행의 대량 거래 처리 역량 우려, 제도변화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 발생 등의 부작용이 예상돼 굳이 무리해서 추진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유회경·박세영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