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정의선(왼쪽)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에서 가상 이미지를 배경으로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와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환승 거점(허브)이 연결된 미래도시 모빌리티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UAM을 이용해 하늘길로 허브 최상층 이착륙장까지 이동하고, 허브 1층 ‘도킹 스테이션’에 결합해 있는 자율주행 지상 이동수단 PBV로 갈아타 최종 목적지까지 가게 된다. PBV는 여가, 의료 등 용도에 따라 내부가 다르게 제작된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 CES서 ‘인간중심 미래 모빌리티 비전’ 발표

우버와 협업 ‘PAV’ 첫 공개
도심 환승거점에 수직이착륙
‘자율비행 기술’ 개발 계획도

허브 1층에선 ‘PBV’와 연결
전기차 기반 목적지까지 이동
카페·호텔·병원·약국 등 갖춰

개인용 비행체(PAV)를 타고 환승 거점(허브)에 내린다. 허브에는 용도에 따라 내부가 다르게 제작된 자율주행 지상 이동수단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가 연결돼 있다. 용도에 맞는 PBV를 타고 최종 목적지까지 가면서 침대처럼 누워서 쉬거나 식사를 할 수도,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현대자동차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 가전 쇼(CES) 2020’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인간 중심 미래도시 모빌리티 비전’을 공개했다.

현대차는 이날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에서 미디어 발표회를 열고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와 PBV, 허브 등 3가지로 구성된 신개념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시했다. 현대차의 구상은 교통체증이라는 제약에서 벗어나 사람들이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하늘길로 도심 교통체증 해방=UAM은 전기 추진 기반 수직이착륙 기능을 갖춘 PAV를 이용, 활주로 없이 도심에서 이동하는 것이다. 나사(미 항공우주국) 출신인 신재원 현대차 UAM 사업부장(부사장)은 “UAM은 사람들에게 교통 혼잡에서 해방돼 가치 있는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안전성 △저소음 △경제성과 접근 용이성 △승객 중심 등 UAM ‘4대 원칙’도 발표했다. PAV 프로펠러 중 하나에 이상이 있더라도 문제없이 이착륙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비상 상황에 대비한 낙하산 전개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경제성과 접근 용이성은 저렴한 요금을 뜻한다. 지영조 현대자동차 전략기술본부장(사장)은 “서울∼인천공항 거리 기준으로 UAM 이용료는 어느 정도를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기존 이동수단(공항버스)에 비해 50% 정도 높은 수준을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현대차는 “‘비행의 민주화’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날 세계 최대 모빌리티 기업 우버(Uber)와 협업해 만든 PAV 콘셉트 ‘S-A1’도 동영상과 축소 모형으로 최초 공개했다. S-A1에는 조종사를 포함해 5명이 탑승하며, 상용화 초기에는 조종사가 탑승하지만, 자동비행기술이 안정화되면 자율비행을 할 수 있게 개발될 예정이다. 실물 크기 S-A1은 7일부터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현대차 전시관에 전시된다.

◇움직이는 맞춤형 라이프스타일 공간=PBV는 탑승객이 목적지로 이동하는 동안 자신에게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도심 이동수단이다. 현대차가 S-링크라고 명명한 PBV의 내부는 식당·카페·호텔 방 같은 여가 공간이나 병원·약국 등 필수 기반시설 등 다양한 ‘삶의 공간’으로 연출된다. PBV는 전기차 기반 이동수단이며, 운행 중에도 마치 비행기 공중급유처럼 배터리 충전용 PBV를 만나 충전할 수 있다. PBV는 자율 군집주행도 가능하므로 물류산업에도 혁신적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UAM과 PBV가 만나는 허브=허브는 하늘의 UAM과 지상의 PBV를 연결하는 구심점이다. 최상층에 PAV 이착륙장이 있고, 1층에는 PBV가 결합하는 ‘도킹 스테이션’이 다양한 방향에 설치돼 승객이 PBV로 갈아탈 수 있다. 하지만 허브는 단순한 환승 정류장에 그치지 않는다. 어떤 PBV들이 결합하느냐에 따라 허브는 완전히 새로운 커뮤니티 공간으로 재창조된다. 예를 들어 커피숍, 빵집 등으로 제작된 PBV가 모이면 허브는 푸드코트가 되고, 외과·치과·안과·약국 등 의료 서비스 PBV가 결합하면 종합병원으로 변모한다.

라스베이거스=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