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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하명수사 의혹 문건 확보

김기현 “檢조사때 본 靑문건
내 주변인들 형사처벌 적시”
靑의 수사 가이드라인 의혹

청와대가 경찰에 이첩한 김기현 전 울산시장 비위 첩보에 ‘처벌조항’이 구체적으로 들어가는가 하면, 청와대에 보고된 첩보에는 없던 새로운 비위 의혹을 추가하는 등 첩보문건 가공 의혹이 더욱 짙어지는 모양새다. 청와대가 경찰에 ‘깨알 같은’ 상세한 지시를 하면서 사실상 ‘수사 가이드 라인’까지 제시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8일 김 전 시장에 따르면 최근 김 전 시장은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이른바 청와대 ‘하명 수사’ 관련 문건에 자신과 연루된 관계자들과 관련 형사 처벌 조항 내용이 적혀있던 것을 봤다고 주장했다. 청와대가 경찰로 내려보낸 첩보에 단순 비위 내용뿐 아니라 ‘법정형’ ‘징역 몇 년 형’과 같은 형사 처벌 조항 문구가 있었다는 것이다. 울산지방청 경찰이 수사 대상에 어떤 혐의를 적용하고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도 해석되는 대목이다. 김 전 시장 비위 최초 제보자로 알려진 송병기 울산 경제부시장은 최초 문건에 항간에 떠도는 비위 사실만 적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제보를 받은 청와대가 내용을 가공해 경찰에 내려보냈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검찰도 보고된 첩보 문건이 가공된 점 등을 ‘청와대 하명 수사’의 중요한 포인트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의 수사는 ‘청와대-송철호 캠프-울산 경찰’ 연결고리를 규명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또 다른 청와대의 선거 개입이 있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최근 압수수색을 통해 송 부시장의 업무 수첩을 확보했는데, 여기엔 송 시장 당선을 위해 청와대가 개입한 정황이 다수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송 부시장은 2017년 하반기 송 시장 ‘선거준비팀’에 들어가 주요 활동을 맡아온 인물이다. 송 부시장은 6·13 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인 3월 31일 일정란에는 ‘BH 회동’이라고 적어뒀는데, 이 시점은 울산경찰청이 김 전 시장 비위와 관련해 울산시청을 압수 수색한 지 15일이 지난 시점이기도 해 수사 관련 보고가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수첩에는 당시 청와대 비서관들의 이름도 기재돼있어 검찰은 이날 회동에 참석한 인물을 대상으로 소환 조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전날에도 송 부시장을 소환해 청와대 선거 개입에 관한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당시 김 전 시장에 대한 무리한 수사 여부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이날 오전 김 전 시장 측근비리 의혹 수사를 맡았던 당시 울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지수대) A 팀장과 B 팀원 등 경찰관 2명을 소환해 조사 중이다.

김온유·이희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