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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두경 (29)·첸슈오 (여·29) 부부
2018년 4월 16일, 공인중개사인 전(두경) 여느 때처럼 부동산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부동산 문이 ‘띠링’ 하고 열리더니 중국인 유학생 슈오가 들어왔습니다. 슈오는 자취방 직거래 계약서를 쓰러 왔다고 하더군요. 첫눈에 슈오의 미소에 빠져버렸습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손님을 대해 왔지만 이런 감정은 처음이었어요. 중국어 독학을 갓 시작했던 터라 슈오를 더 붙잡아 두려고 온갖 노력을 다했습니다. 그래서 제안했죠. “저 중국어 과외 시켜줄 수 있어요?”
슈오는 제게 중국어를 가르쳐줄 테니 대신 한국어를 가르쳐 달라고 하더군요. 그러더니 “중국인 여자친구를 만나본 적 있냐”고 물어보더라고요. 당황하며 “없다”고 대답했죠. 나중에 들어보니 슈오도 ‘이 남자랑 결혼하고 싶다’고 생각했대요. 그렇게 언어 교환을 핑계 삼아 만나다 연애하게 됐습니다. 연애 초기부터 이 친구에 대한 확신이 들었습니다.
슈오는 제 어머니를 뵙고 나서 결혼을 진지하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저런 분의 며느리가 돼도 괜찮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슈오가 중국으로 돌아가야 했거든요. 하지만 슈오는 저 하나만 바라보고 두 달 만에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저는 그냥 “나랑 같이 살자”고 말했죠. 그게 청혼이었습니다. 그렇게 지난해 12월 혼인신고하고 법적인 부부가 됐습니다. 저희 부부는 올해 9월에 슈오의 고향인 중국 하얼빈(哈爾濱)에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지금은 아쉽지만 아내는 중국, 저는 한국에 있어요. 아내가 먼저 자리를 잡고 나면 중국에서 함께 새 삶을 시작하려 합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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