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악화로 최고위 불참

농성장 위로 방문한 이해찬
“단식 중단하고 대화하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5일 “자유와 민주와 정의가 비로소 살아 숨 쉴 미래를 포기할 수 없다”며 단식 지속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6일째 이어진 단식과 주말에 찾아온 한파로 인해 체력이 저하된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황 대표는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간밤 성난 비바람이 차가운 어둠을 두드린다. 이 추위도 언젠가 끝이 날 것”이라며 “잎은 떨어뜨려도 나무 중지를 꺾을 수는 없다. 몸은 힘들어도 정신은 더욱 또렷해진다”고 밝혔다. 이어 “고통은 고마운 동반자다. 육신의 고통을 통해 나라의 고통을 떠올린다”며 “저와 저희 당의 부족함을 깨닫게 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거적 너머 보이는 국민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그래서 제게 소중한 스승”이라고 밝혔다.

전날(24일)부터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며 건강 악화 증세를 보인 황 대표는 이날 오전 청와대 앞 농성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오전 의료진이 황 대표를 찾아 혈압과 체온을 점검하기도 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어제(24일) 저녁 예배에 참석했으나 거동이 쉽지 않았고, 예배 보는 중에도 누워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 20일부터 단식에 들어간 황 대표는 이틀간은 청와대와 국회를 오갔으나 22일 밤부터 청와대 앞을 떠나지 않고 있다. 황 대표의 부인 최지영 씨는 이날 새벽 농성장을 찾아 황 대표 옆을 지키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황 대표를 찾아 5분가량 대화를 나눴다. 이 대표는 “빨리 단식을 중단하고 저와 대화를 좀 하자고 했다”며 “황 대표의 목소리가 작아서 거의 안 들린다. 굉장히 기력이 빠져 있어서 거의 말씀을 못 한다”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황 대표가 단식을 통해 요구하고 있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폐기를 거듭 촉구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은) 패스트트랙은 그대로 두고 계속 협상을 하자고 하는데, 공갈 협박에 이은 공갈 협상”이라며 “패스트트랙만 내려놓으면 그때부터 협상다운 협상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나주예 기자 juy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