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지소미아 결정과는 별개로
방위비 증액 요구도 지속할 듯

미국 국무부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존 설리번 미 국무부 부장관이 23일(현지시간) 일본 나고야(名古屋)에서 가진 양자회담에서 “안보와 경제 영역에서 한·미·일 3각 협력에 대한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조건부 연기 조치를 사실상 지소미아 연장으로 굳히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미 국무부는 24일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 명의의 보도자료를 통해 강 장관과 설리번 부장관이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가진 양자회담과 관련해 “두 사람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보장하기 위해 긴밀한 조율을 유지해 나가기로 약속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강 장관과 G20 회의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대신해 미국 측 수석대표로 회의에 참석한 설리번 부장관의 만남은 한국 정부의 지난 22일 지소미아 종료 통보 효력 정지 결정 다음날 이뤄졌다. 미 국무부가 강 장관과 설리번 부장관 회담 이후 북한의 FFVD와 한·미·일 3각 협력을 강조한 것은 북한 핵·미사일 대응을 위한 한·미·일 공조에 더 이상 균열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각인시키려는 의도다. 한국의 지소미아 조건부 연기를 지소미아 연장 결정으로 못 박으려는 전략인 셈이다. 국무부는 앞서 22일 “미국은 지소미아를 갱신(renew)한 한국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연장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미국은 한·일 관계의 다른 영역으로부터 국방 및 안보 사안이 계속 분리돼 있어야 한다고 강력히 믿는다”고 강조했다.

국무부는 또 24일 보도자료에서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한국의 협력을 강조함으로써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가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연기 결정과 별개로 진행됨을 명확히 했다. 국무부는 “설리번 부장관과 강 장관은 한·미 동맹의 지속적인 힘에 찬사를 보냈으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협력하겠다는 약속을 되풀이했다”고 밝혔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