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KT가 중소·벤처기업 지원을 위해 시행 중인 ‘비즈콜라보레이션’에 선발된 벤처기업 민트팟의 직원들이 KT 직원들과 가상현실(VR) 기기를 통해 가상면접을 보는 콘텐츠 사업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KT 제공

(11) KT

‘비즈콜라보레이션’시행 3년
48개社 선발,자금·판로 지원
‘넥밴드’‘헬스바이크’등 출시

공동 R&D 프로그램도 진행
의료정보 관리 플랫폼 개발중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기조연설자로 나선 황창규 KT 회장은 연설 중 갑자기 넥밴드(Neckband)를 꺼내 들었다. 전 세계인이 보는 앞에서 선보인 넥밴드는 통화뿐 아니라 360도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5세대(G) 이동통신으로 실시간 전송할 수 있는 실감 미디어용 장비다. 황 회장은 넥밴드가 단순히 즐기는 용도를 떠나 재난이 발생했을 때는 ‘인명구조’에도 사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넥밴드가 양손을 자유롭게 해 현장에 출동한 구조대원들이 손에 장비를 따로 들지 않고도 현장 상황을 360도로 구조본부에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5G 시대가 낳은 새 아이템인 넥밴드는 알고 보면 KT가 운영하는 중소·벤처 지원 프로그램 ‘비즈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탄생했다. 중소개발사인 링크플로우가 개발한 넥밴드는 KT가 지난 6월 세계 최초 5G 웨어러블(착용 가능한) 360 카메라 ‘핏 360’(FITT 360)이란 이름으로 세상에 공개했다. 핏 360은 120도 간격으로 3대의 카메라가 달렸다. 촬영 버튼을 누르면 3대의 카메라가 동시에 4K 초고화질(UHD)로 주변을 촬영한다. 촬영된 3개의 영상은 합성 작업인 스티칭(Stitching)을 거쳐 KT의 ‘리얼 360’ 앱에 실시간으로 전송된다. 두 손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촬영할 수 있어 동영상으로 일상을 공유하는 유튜버·블로거 등에게 유용한 장비다.

KT는 최고 수준의 5G 네트워크와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중소·벤처기업을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인 지원 프로그램은 ‘비즈콜라보레이션’과 ‘공동 연구·개발(R&D)과제’다. KT는 공동 사업이 가능한 유망 중소·벤처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비즈콜라보레이션을 2017년부터 시행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중소·벤처기업이 보유한 기술 중 KT와 협업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발굴해 KT 실무부서와 일대일 매칭을 통해 결실을 보는 구조다. 선정된 기업은 R&D, 특허 출원, 시제품 제작, 마케팅·홍보 등 KT로부터 최대 5000만 원을 지원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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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콜라보레이션은 처음 시행된 이후 연간 16개 기업씩 총 3년간 48개 기업이 선발됐다. 주로 5G를 비롯해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보안 등 KT 신사업과 관련된 분야의 기업이다. 넥밴드를 개발한 링크플로우 외에도 2017년 선발된 지오아이티는 ‘기가 IoT 헬스바이크’를 출시했으며, 올해 선발된 민트팟은 KT 슈퍼 VR에 ‘가상면접 콘텐츠’ 기능을 탑재했다.

KT는 지난해 말부터 공동 R&D과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 벤처기업 몬드리안AI, 비씨앤컴퍼니, 앱노리 등 9개 기업에 약 12억 원이 지원됐다. 이 가운데 일부는 외국에 판매 계약을 맺는 등 구체적인 성과도 올렸다.

KT는 몬드리안AI와 공동 R&D를 통해 AI 기반의 국제전화 불법호 실시간 탐지 솔루션(AI-RFCS)을 개발했다. 불법호란 특정 번호나 다수의 번호로 국제전화를 같은 시간에 반복적으로 사용하거나 특정 국가의 다수 번호로 국제전화를 대량 또는 같은 시간에 반복 사용하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결실을 통해 지난 9월에는 포르투갈 위드테크놀로지스와 ‘AI 기반 국제전화 불법호 탐지 솔루션’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KT가 비씨앤컴퍼니와 공동 개발 중인 의료정보 관리 플랫폼은 병원, 약국의 주요 정보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안전하게 저장·공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앱노리와 개발 중인 실감형 게임 중계시스템은 게임을 즐기는 방식에 괄목할 만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KT와 함께 외국 진출에 나선 중소 협력사들은 올해 500억 원이 넘는 수출 계약 실적을 거뒀다.

KT는 중소 협력사와 사업 방향을 공유하고 소통하기 위해 2014년부터 매년 ‘KT 파트너스데이’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파트너스데이에는 200여 개 협력사가 참가했다. KT는 이 자리에서 협력사들의 국내외 시장 개척을 위해 앞으로 5년간 200억 원을 투자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솔루션 제공을 위해 25억 원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KT 관계자는 “5G는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중심이었던 이전 세대와 달리, 기업과 기업 간 거래(B2B)를 통해 파괴적 혁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를 위해 KT는 국내 중소·벤처기업들과 다양한 협력을 통해 5G 시대를 주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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