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서울=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태흠 의원이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영남권·강남3구 중진 용퇴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태흠 “영남·강남多選 험지로”
초·재선 “총선기획단에 측근만
지도부, 기득권 과감히 버려야”
‘인재영입 비판’한 청년위원회
기자회견 등 집단행동 움직임

표창장과 가산점 논란, 외부 인재 영입 비판, 당 지지율 하락 등 총체적 위기에 빠진 자유한국당에서 영남·강남 지역 3선 이상 중진 의원 용퇴론, 원내대표 교체 등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초·재선 의원이 쇄신론에 동참하는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가운데 젊은 청년 당원들은 집단행동에 나설 태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황교안 대표의 희생과 책임을 요구하는 등 당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총선 보수 진영 승리를 위해 당이 보수대통합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김태흠 한국당 의원은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남이나 서울 강남의 3구 등 기반이 좋은 지역의 3선 이상 의원, 당의 지도자급 인사들은 용퇴 결단을 내리든지 수도권의 험지로 출마하라”고 했다. 특히 황 대표를 겨냥, “당 대표부터 희생하는 솔선수범을 보이고, 현역 의원을 포함한 당 구성원 모두가 기득권을 버리고 환골탈태하겠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시·도당 청년위원회는 지도부의 인재 영입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박왕철 한국당 전국 광역시도당 청년위원회 협의회장(제주도당 청년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전국의 청년들이 ‘왜 우리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느냐’고 토로하는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용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당 지도부가) 기득권을 버리고 새로운 피를 수혈하는 데에는 소극적이면서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지지층만 바라보는 폐쇄적인 모습을 탈피해야 한다”며 “과거의 문제에 발목 잡혀 좌고우면할 시간이 없다”고 썼다. 익명을 요청한 한 초선 의원은 “당 지도부가 기득권을 버릴 생각을 과감하게 해야 한다”며 “총선기획단에도 자기 말 잘 듣는 사람들만, 측근들만 넣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수도권 재선 의원은 “현역 국회의원 중심의 정치를 계속하고 있다”며 “일반 국민이 보기에는 밥그릇 챙기기라는 정치 놀음”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불만이 당 내부에 계속해서 쌓이면서 추후 공개적으로도 쇄신 요구가 터져 나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지된다.

원내대표 교체 요구도 본격화하고 있다. 유기준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원내대표 임기는 1년이고 (임기가 끝나면) 새로 선출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원칙에 따라 하면 된다”며 “원내 지도부를 다시 선출해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것도 좋은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