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록 열람·복사 관련
“檢이 이유 안 밝히면 허용”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모 씨가 받았다는 동양대 총장 표창장(봉사상) 위조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이 18일 시작됐다. 이날 사건 기록의 열람·복사 등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단 간의 날 선 공방이 벌어졌다.

이날은 정 교수 측 변호사 5명과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에서 수사검사 3명이 참여했다. 정 교수는 이번 재판을 대비해 3개 법무법인 18명의 변호인을 아우르는 초대형 변호인단을 꾸렸다. 변호인단에는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 시절 함께 일했던 이인걸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장 등 법무법인 다전 소속 변호사 8명, 김종근 등 LKB앤파트너스 소속 변호사 7명, 김칠준 등 법무법인 다산 소속 변호사 3명 등이 포함됐다. 정 교수는 출석하지 않았다. 이번 재판은 당초 정 교수 측과 검찰 측이 모두 기일 변경을 신청하면서 재판이 연기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예정대로 진행됐다.

사건 기록 공개를 놓고 변호인단 측은 “피고인이 재판준비를 위해 수사기록의 열람·복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판준비를 위해서는 증거로 제출될 목록을 살펴보고 내용을 검토한 후 증거 인부를 밝혀야 되고 반대증거 입증계획을 밝혀야 하는데 내용을 사실상 거의 확인할 수 없어서 형사소송법 규정대로 열람등사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지난 8일자 의견을 통해 열람등사 허용이 어려운 사정을 밝혔듯이 혐의 공범 관련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사건에 관한 서류 등 열람등사 관련 사건 수사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이다. 피고인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게 관련 수사를 신속히 진행하며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딸 조 씨가 2014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때 자기소개서 실적에 기재한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위조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아들이 받은 동양대 총장 명의의 상장을 스캔한 뒤 일부를 오려내 다른 파일에 붙이는 방식으로 딸의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다. 검찰은 기소 당시 공소시효가 임박했다는 판단에 따라 조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가 진행 중이던 지난달 6일 밤 정 교수를 전격 기소했다.

정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는 “위임을 받았다”고 했지만, 검찰 조사에서는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표창장을 줬다”고 말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가 위조된 표창장을 딸 조 씨의 대학원 입시 등에 사용한 혐의(위조사문서행사) 등에 대한 검찰 수사도 진행 중이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