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정경심 태도논란·비판여론 의식
檢 “관계자 인권침해 방지 차원”
개혁 압박에 ‘명분쌓기’ 해석도

국회 ‘패스트트랙 수사’와 관련
의원들 소환 여부도 알수 없어
일각선 “국민 알권리 훼손” 지적
수사·언론 취재 관행 변화일듯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찰 조사를 받는 ‘공인’을 포함한 참고인·피의자의 공개 소환을 전면폐지할 방침을 밝혀 수사와 언론의 취재 관행 전반에 큰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대검의 이 같은 피의자 공개 소환 폐지에 따라 경찰도 공통기준 마련 등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민의 알 권리’라는 헌법적 가치에 대한 훼손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검찰의 공개 소환 논란은 재판을 통해 유죄가 입증되지 않은 피의자를 언론에 공개하면서 회복하기 어려운 기본권 침해가 야기된다는 지적과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서는 소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이다. 이와 관련, 대검 관계자는 “깜깜이 수사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사건 관계자의 인권 침해를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알아달라”고 밝혔다.

윤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개혁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한 지 하루 만인 지난 2일 자체 개혁 방안을 내놨다. 검찰은 우선 크게 세 가지의 자체 개혁 방안을 즉각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대검은 △서울중앙지검 등 3개 검찰청을 제외한 일선 검찰청 특수부 모두 폐지 △외부기관 파견 검사 전원 복귀 △검사장급 전용차량 이용 중단을 즉각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실제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사태를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도 이날 국회의원 소환 통보 및 출석에 대해 “공보준칙이 바뀌어서 앞으로는 출석 통보 여부 등을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울남부지검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고발된 자유한국당 의원 17명에게 오는 7∼11일 출석하라는 요구서를 최근 발송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법조계에선 윤 총장이 연일 검찰개혁 방안을 밝힌 것을 놓고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수사를 ‘개혁 vs 반개혁’의 구도로 몰아가려는 여권 공세에 대해 선제적으로 나서 이를 차단하려 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비공개 소환을 놓고 ‘특혜 논란’이 일자 반발성 대책이라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이라는 헌법적 가치, 권력기관 감시라는 언론 본연의 역할과 충돌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판사는 “근본적으로 수사기관에 대한 신뢰가 약해 생기는 문제”라며 “당장 알 권리, 표현의 자유,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이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 수사 과정에 관한 언론 보도나 감시가 줄어들면, 수사기관이 사건을 자의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여지가 더 커지는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검찰의 이 같은 방침에 따라 경찰도 동조할 가능성이 높다.

정유진·송유근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