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과 무역전쟁에 대거 몰려
물량적은 국내기업 밀릴듯
임금인상 압박도 가중 전망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면서 미국 기업들의 의류 생산 수요가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넘어가고 있어 한국 패션업체들에 불똥이 튀고 있다. 베트남에서 생산해 온 국내 패션기업들의 일정 차질 및 인건비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미국 의류·신발협회(AAFA)의 통계를 토대로 산업연구원이 추정한 미국 의류 산업 물량 중 중국산 제품은 4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으로 올해 들어 미국 패션 기업들의 주문량 가운데 중국 대신 베트남으로 몰리는 물량이 상당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1일부터 미국이 중국산 의류, 신발에 10%의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물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유럽의 동유럽 생산 물량도 베트남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의 연간 생산능력이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할 수준이 안 돼 미국 기업에 비해 물량이 적은 국내 기업들의 생산 우선순위가 밀릴 가능성이 있다. 베트남 가죽신발협회(VLFA)에 따르면 신발 기준 연간 대미 수출 규모는 4억6000만 켤레로 중국(17억 켤레)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지난 7월 최저임금을 5.5% 인상한 베트남의 임금인상 압박도 앞으로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국내 패션 기업 상당수가 새로운 생산기지를 찾아야 한다는 위기감에 휩싸이고 있다.

국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업체 관계자는 “베트남의 인건비가 30만 원 선을 돌파하면 또 생산기지를 옮겨야 할 것”이라며 “미얀마나 방글라데시 이전을 고려하고 있지만, 아직 시설이 낙후되고 노동생산성도 떨어져 안정적인 생산이 어렵다는 평이 많아 비상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