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조작서명 하루 1000여건
정교모, 대학별 일일이 확인 뒤
금주 중 수사기관에 고발키로

전국 전·현직 대학교수 시국선언을 진행하고 있는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에 일부 네티즌의 의도적인 허위·조작 서명이 하루 1000건 가까이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정교모 측은 이들이 시국선언을 조직적으로 방해할 목적으로 가짜 서명을 남기고 있는 것으로 보고 이번 주 중 수사기관에 형사 고발할 예정이다.

정교모가 이날 문화일보에 공개한 가짜 서명 명단에 따르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등 현직 정치인 도용 서명이 상당수 발견됐다. ‘황교안 자한대학교 문재인과’ ‘황교안 김일성대 김치제조학과’ 등 한눈에 보기에도 가짜임을 알 수 있는 서명들이다. ‘조국화이팅 대한민국대학교 조국학과’‘조국수호 동성혼존중대 무지개학과’ 등 조국 법무부 장관을 응원하는 의도의 서명들도 눈에 띄었다. ‘윤석엿 개검대 스폰서과’ 등 조 장관 일가를 수사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반감이 드러난 서명, ‘김개똥’ ‘김일성’ 등 허위임이 명백한 서명도 포함됐다. 좌파 네티즌들이 조직적으로 벌이고 있는 이 같은 허위 서명은 조 장관에 대한 검찰수사를 ‘검찰 수사’ VS ‘검찰개혁’ 구도로 몰고 가 검찰수사를 무력화시키고 조 장관을 방어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이처럼 거짓임이 명백한 서명들은 지난 19일 청와대 분수대 앞 기자회견에서 발표됐던 3396명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정교모 관계자는 “정치인 이름이나 욕설·비속어 등을 사용한 서명은 오히려 걸러내기 쉽다”며 “현직 교수의 이름을 도용한 서명을 걸러내기 위해 대학별로 책임자들이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명 초기에는 시국선언 추진 소식이 교수 사회에서 문자메시지 등으로 전파되면서 허위 서명이 거의 없었지만, 지난주 언론에 보도된 뒤 서명 온라인 링크가 유출되며 일부 세력의 조직적인 방해공작이 시작된 것으로 정교모 측은 파악하고 있다. 가짜 서명을 했다며 SNS·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자랑삼아 글을 올리는 네티즌들이 등장했고, 유튜브에도 가짜 서명을 시연하는 동영상이 올라왔다.

정교모는 명단 검증 작업을 거친 뒤 오는 27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시국선언을 발표하는 동시에 서명자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정교모 관계자는 “허위사실로 서명을 방해한 사람에 대해선 정보를 수집·정리해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