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단국대 윤리위 개최 22일 오전 경기 용인 단국대 죽전캠퍼스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논문 제1저자 등록 관련 연구윤리위원회에 강내원(앞줄 가운데) 위원장이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딸 高3 여름방학 활동 의문

물리캠프선 광자결정구조 제작
공주대선 홍조식물 유전자 분석
고려대 자기소개서에 모두 기재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 씨가 한영외고 3학년 여름방학 한 달 동안 공주대에서 3주간 인턴을 하며 같은 기간 일본에서 학회 논문발표를 진행하고, 숙명여대 여고생 물리캠프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정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2009 한국물리학회(KPS) 여고생 물리캠프 보고서’에 따르면 조 씨 등 캠프 본선 참가자로 선정된 학생들은 그해 7월 21일~8월 8일 사이 배정된 실험실을 1주일 정도 탐방해 연구를 수행하고, 이후 8월 14일에는 숙명여대 제 2창학관 B178호에서 물리캠프를 진행했다. 조 씨가 소속된 팀은 전헌수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실험실을 탐방해 연구했다. KPS 물리캠프엔 총 8팀이 본선에 올라 금상 2팀, 은상 1팀, 동상 2팀, 장려상 3팀으로 참가팀 전원이 상을 받았다.

조 씨는 물리캠프가 진행된 기간과 비슷한 시기인 7월 중순부터 3주간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에서 인턴을 한 뒤 홍조식물 유전자 분석 관련 국제조류학회 발표 초록에 제3발표자로 등재됐다. 조 씨는 8월 2~8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린 학회에서 발표 내용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보조 발표 역할도 맡았다. 물리캠프와 인턴 기간이 중복되는 것에 대해 조 후보자 측은 “공주대 인턴은 3주 연속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아니었기 때문에 물리캠프와 동시에 진행할 수 있었다”고 해명했다.

물리캠프와 인턴 기간이 겹칠 뿐만 아니라 두 활동 결과로 발표한 연구 주제들이 고교생이 짧은 시간에 병행해서 수행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물리캠프의 주제(나비의 날개에서 발견한 광자결정 구조의 제작 및 측정)와 국제조류학회 발표 주제(홍조식물 유전자 분석)는 서로 관련이 없어 각각 별도의 연구가 필요하다. 조 씨는 고려대 생명과학대 환경생태공학부 입학 당시 자기소개서에 물리캠프와 공주대 인턴십 내용을 표기했다.

조 씨는 이 같은 ‘스펙’을 바탕으로 고려대 학부를 거쳐 2015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에 진학했으나 입학 후 첫 학기부터 낙제 학점으로 유급을 당했다.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실은 “조 후보자 딸은 2015년 1학기 3과목 낙제로 2015년 8월 10일자로 유급을 받았다. 또 2018년 2학기에도 1과목 낙제로 2019년 2월 1일자로 유급을 받았다”고 밝혔다. 유급에도 불구하고 부산대 의전원 지도교수는 조 씨에게 6학기 동안 장학금을 지급했다. 해당 교수는 “성적과 상관없이 학업 독려 차원”이라고 입장을 내놨지만 비난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