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강남지역 유행 코스”

“의대를 목표로 한 고도화된 전략.”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 씨가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시험’을 치르지 않고 일종의 ‘엘리트 코스’로 외국어고부터 의학전문대학원까지 ‘스펙’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높은 수준의 입시컨설팅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입시 전문가들은 “한때 강남 지역의 좋은 집안 아이들이 갔던 코스”라고 입을 모았다.

입시전문가 A 씨는 “조 씨가 지원한 고려대의 ‘세계선도인재전형’ 등은 당시에 외고 등 특목고 학생들이 주로 가던 전형이었다”며 “2010년 이후부터는 입학사정관제가 ‘귀족 전형’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일면서 여러 가지 규제가 시작됐는데 그 전에 남들은 잘 모르는 길을 선구적으로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의전원 역시 부산대를 포함해 최근에 대부분 의대 시스템으로 돌아왔다”며 “의대를 가지 않아도, 의학교육입문검사(MEET)를 보지 않아도 의전원 수시전형으로 의사가 될 수 있는 ‘틈새’를 잘 노린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현 대입제도에서는 조 씨가 2주간의 인턴십 경험만으로 단국대 의과학 연구원 소속으로 학회 논문의 ‘제1저자’가 되고, 이것을 대입에 활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난해부터 자기소개서를 쓸 때 논문 관련 내용을 기재하는 게 금지됐고, 미성년 논문 저자의 경우 ‘소속 기관’ 및 ‘학년’ 표시를 의무화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특히 조 씨는 소속기관에 ‘한영외고’를 명시하지 않아 올해 교육부가 진행한 ‘미성년자 논문 공저자 실태조사’에서도 적발되지 않았다.

입시전문가 B 씨는 “조 씨가 밟은 코스를 보면 의대를 목표로 한, 잘 짠 전략 같다”며 “외고 유학반 특성상 외국어 수업 중심이기 때문에 내신 관리도 잘됐을 것이고, 미국 유명 대학 입시 준비를 하면서 알게 된 논문 등 스펙 관리법도 쉽게 접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입시 담당 고교 교사 역시 “수시전형이 확대되면서 비교과 활동을 하는 학생이 많아졌지만, 당시만 해도 병원 인턴십을 하거나 논문을 써 입시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우는 사례는 매우 드물었다”며 “부모의 인맥, 재력 때문에 가능했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