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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반기 韓美연합지휘소 훈련

北, 불쾌감 드러내며 잇단 도발
美는 ‘신중검토’등 北에 맞장구
文대통령도 ‘훈련 위기’ 자초해

美北간 비핵화 실무협상에서
韓美연합훈련 의제화 가능성

전문가 “韓美동맹 약화 노린
北의 전형적 ‘갈라치기’ 전략”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남·북·미 모두로부터 홀대를 받으며 ‘영구 중단’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는 20일까지 진행될 ‘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 훈련은 실제 기동 훈련 없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만 진행되는 ‘연습’인데도 북한은 극도의 불쾌감을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나도 결코 좋아한 적이 없다”며 북한 주장에 상당 부분 동조하면서 한·미 연합훈련이 존폐 기로에 놓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미 연합훈련의 축소 및 중단은 결국 한·미 군사동맹의 형해화로 이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도 대북 대화가 지속될 경우 연합훈련이 중단 또는 유예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직간접적으로 수차례 밝히면서 실제 이를 주도했다.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문 대통령이 미국에 한·미 연합훈련 유예를 제안, 관철한 게 대표적이다.

문 대통령은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훈련 중단 발표에 대해서도 “대북 군사적 압박에 대해 유연한 변화가 필요하며, 훈련에 대해서도 신중한 검토를 하겠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이렇듯 남·북·미 정상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한·미 연합훈련이 존폐 기로에 놓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한·미 훈련을 하고 싶다면 문재인 정부가 돈을 더 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며 “연합훈련이 전면 중단되면 이는 한·미 동맹의 형해화를 가져오고, 육군 위주의 주한미군이 한반도에 상시 주둔할 명분도 사라진다”고 말했다. 김성한 전 외교부 차관도 김 위원장이 연합훈련을 문제 삼는 것은 전형적인 ‘한·미 간 갈라치기’ 전략이라고 평가한 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통해서 연합훈련을 중단시키고 한·미 동맹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우선 8월 말∼9월 초 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에서 한·미 연합훈련이 주요 의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미 연합훈련이 비슷한 시기에 개시될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에서도 미국 측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청의 주요 명분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미국이 한국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한 해 50억 달러(약 6조820억 원)의 주한미군 명세서 안에는 주한미군의 인건비와 전략자산전개 비용은 물론 한·미 연합훈련에 드는 비용이 모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실제 명세서에 포함된 항목을 모두 한국이 지불하라고 요구할 확률은 낮지만, 일단은 모든 항목에서 ‘공평한 부담’ 원칙을 강조하며 한국의 부담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에도 “(연합훈련을) 결코 좋아한 적이 없다”며 “우리는 비용을 돌려받아야 하고 나는 한국에 그렇게 말했다”고 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