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국내체류 中동포도 한마음 11일 서울 구로구 대림역 앞에서 중국동포지원센터, 귀환중국동포권익특별위원회 등 중국동포시민사회연대 소속인 국내 체류 중국동포들이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을 규탄하고 올바른 역사 인식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출우대국 日제외’ 곧 강행

日이 최근 고삐 늦추고있지만
‘관망만 할 순 없다’ 인식 작용
WTO 제소 빌미도 피해가기
업계 “국내기업도 피해볼 것”

우리 정부가 일본에 대한 수출 우대국 제외를 강행키로 한 것은, 일본이 촉발한 경제보복이 중단된 것이 아닌 만큼 ‘반격’의 필요성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본이 보복의 강도를 조절하고 있는 데다 세계무역기구(WTO) 맞제소 등으로 역공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공세 수위를 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대(對) 일본 수출에서 첨단소재 등 전략물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고 우리 기업 역시 타격이 불가피한 점을 살피면, 우대국 제외로 얻을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일본을 수출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전략물자 수출입 고시’ 개정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우대국 혜택 박탈이 어떤 형태로 이뤄지고, 일본 경제가 얼마나 타격을 입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정부는 지난 8일 경제관계장관회의와 현안점검조정회의 논의 결과를 반영해 다양한 방식의 제재를 고민해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당국이 지난주 수출규제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에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등 3대 품목 외에 규제 품목을 추가하지 않았고, 규제 품목인 포토레지스트에 대한 수출도 1건 허용하면서 고삐를 살짝 늦추긴 했지만, 보복이 중단된 것은 아니다. 국내 수입 업체들의 불확실성은 여전하고, 일본이 추후 규제품목을 늘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민 여론 등을 감안하면 우리 정부가 별다른 조치 없이 일본의 동향을 파악하며 관망만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0일의 행정예고 등을 거쳐 실제 시행이 이뤄지는 다음 달 중하순까지 일본 움직임에 따라 개정안 변경을 포함한 탄력적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행 배경으로 읽힌다. 더불어민주당의 최재성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일본의 태도 변화가 없다”며 “전략물자 통제 불량국인 일본에 대한 (수출) 통제가 불가피하다. 이번 주에는 그러한 조치들을 안 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일단, 정부는 일본의 속도 조절 상황을 반영하고 WTO 협정 위반 빌미를 주지 않는 선에서 공세 수위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여러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했다”고 말했다.

‘대외무역법’의 하위법령인 ‘전략 물자수출 입고 시’는 1735개 전략물자에 대한 수출관리 체계를 담고 있다. 지금까지는 4대 전략물자 수출통제체제에 가입한 국가들로 이뤄진 ‘가’ 지역과 북한 등 그 외 국가가 속한 ‘나’ 지역으로 구분했다. 일본을 비롯해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29개국이 포함된 ‘가’ 지역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국가)처럼 우리나라가 해당 지역에 수출할 때 절차 간소화 등의 혜택을 준다. 예컨대, ‘가’ 지역 국가로 수출 시 우리 기업은 3년짜리 포괄허가를 받을 수 있지만, ‘나’ 지역 수출 시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철강·금속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첨단소재 등 전략물자에 대한 일본 수출 비중이 미미해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올 상반기 우리나라 전체 반도체 수출 가운데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1.03%, 디스플레이는 0.64%였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