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급락세 장기화 가능성

중국의 달러당 위안화 환율 7위안 선 돌파(포치·破七)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고 등 미·중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전되면서 미국·유럽 등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블랙 먼데이’를 맞았다. 장 마감 후 미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는 발표까지 이어지면서 당분간 글로벌 폭락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5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90%(767.27포인트) 추락한 25717.7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2.98%(87.31포인트) 하락한 2844.74, 기술주 중심 나스닥지수 역시 3.47%(278.03포인트) 급락한 7726.04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이날 다우지수가 장중 한때 961.63포인트까지 밀리는 등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는 나란히 올 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앞서 다우지수는 올해 초 중국발 애플 쇼크로 2.83%(660.02포인트) 급락한 바 있다.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기술주가 4.07% 떨어져 가장 낙폭이 컸고 금융주와 커뮤니케이션주 역시 각각 3.25%, 2.91% 떨어졌다. 종목별로는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직격탄을 맞게 된 애플 주가가 5.23% 폭락했고 중국 기업들을 핵심 고객으로 두고 있는 반도체 기업 AMD와 퀄컴 주가 역시 각각 4.93%, 3.30% 급락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40% 가까이 치솟으며 24선을 넘어섰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 100지수는 2.47% 하락한 7223.85로 거래 마감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지수와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 40지수도 각각 1.80%, 2.19% 떨어졌다. 범유럽지수인 Stoxx 50지수도 1.93% 내린 3310.93을 기록했다.

문제는 미국증시 마감 후 미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고 전격 발표함에 따라 글로벌 증시 급락세가 단기간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미·중 무역전쟁 불길이 관세에 이어 환율로 옮아 붙음에 따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경기침체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 상하이(上海)증시의 상하이종합지수는 6일 전날 종가 대비 1.58% 폭락한 2776.99로 출발했고, 일본 도쿄(東京)증시 닛케이 225지수도 11시 30분 현재 2.03% 급락한 20299.69를 기록 중이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