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전문가들 전망

올 초 日 보복가능성 밝힐때도
정부 “실제조치는 안할 것” 방관

일본 전문가들은 4일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가 오는 21일 참의원 선거 이후에도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면서 “한국이 실질적 피해를 입을 때까지 압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선거 이후 일본이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일본 전문가인 진창수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일본이 참의원 선거 때문에 보복 조치에 나섰기 때문에 선거가 끝나면 보복을 멈출 거라는 것은 일본을 너무 모르고 하는 이야기로,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오히려 크다”고 지적했다. 진 위원은 “현재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서 외교적 이슈가 중요하긴 하지만, 한국 문제가 그렇게 우선순위가 높다고 볼 순 없으므로 개연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조윤수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도 “역사문제나 독도로 한·일 간에 갈등은 있었으나, 일본이 경제제재라는 방식으로 대응한 것은 처음”이라고 우려했다. 조 연구위원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에 대해서는 보수언론과 경제계도 우려를 표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베 총리의 지난 2일 당대표 토론회 발언을 보면 비판 여론이 있더라도 당분간 한국에 대한 제재는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도 “한·일관계가 지금이 바닥이라고 하지만, 바닥이 아니라 이제 막 바닥으로 향하기 시작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와 정부는 아직도 “일본 참의원 선거가 끝나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안이한 인식을 하고 있다. 지난 1일 일본이 반도체 제조 등에 필요한 핵심 품목 3개의 한국 수출을 규제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한 정부 고위 당국자는 “참의원 선거가 끝나면 일본이 입장을 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리얼미터가 지난 3일 전국 성인 504명(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은 전체 응답자의 45.5%였다. ‘수출입 규제 등 경제보복으로 맞대응해야 한다’는 응답은 24.4%, ‘한국이 일부 양보해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응답은 22.0%로 나타났다.

김현아·김유진·김영주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