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홍남기(왼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 통계청 5월 산업활동동향

석유정제·금속가공 등 부진에
생산·투자 두달째 오름세 멈춰

소매 판매만 한달만에 증가세
수출하락 등 장기침체 가능성
하반기 투자 촉진책 마련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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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5월 산업활동에서 석유정제, 금속가공 등의 부진으로 생산이 줄고 재고가 늘면서, 전 산업 생산과 설비 투자가 3개월 만에 모두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한 달 만에 다시 하락하는 등 경기지표들이 침체 국면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 경기를 이끌었던 수출도 7개월 연속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미·중 무역 전쟁이 본격화한 영향으로 세계 경기 위축도 현실화되면서 국내 경기가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 보고서를 보면 지난달 전 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0.5% 감소했다. 2월 2.7% 감소 이후 3개월 만의 감소다. 분야별로 전월과 비교하면 광공업이 1.7%, 건설업이 0.3% 감소했다. 제조업도 1.5% 줄었고, 서비스업 중 숙박 및 음식점업 생산도 0.3% 감소해 3∼4월 이어가던 오름세가 멈췄다. 자동차·전기장비·가구 등은 증가했지만, 석유정제·금속가공·식료품 등은 감소한 영향이다. 반면 정부의 재정 확대 영향으로 공공행정은 0.5% 증가하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최근 기타 운송장비·조선·자동차에서 산업 흐름이 좋지 않아 생산능력이 하락하고 있다”며 “석유정제에서 생산이 감소하고 출하가 줄어 재고가 많았고 반도체, SUV를 제외한 자동차는 1년 전보다 재고가 많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설비 투자도 2개월 연속 증가세 이후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5월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8.2% 감소했다. 건설기성(불변)은 토목과 건축 공사 실적이 모두 줄어 전월에 견줘 0.3% 감소했다. 건설수주(경상)는 주택·관공서 등 건축과 기계설치 등 토목에서 모두 줄어 1년 전보다 36.6% 감소했다.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지수만 전월 대비 0.9% 증가하며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통계청 관계자는 “소매판매는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는 줄었으나 의복 등 준내구재, 가전제품 등 내구재 판매가 늘어남에 따라 증가했다”고 밝혔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상승한 것은 14개월 만이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떨어졌다. 이 지표는 4월 0.1포인트 상승해 11개월 만에 하락을 멈췄으나 지난달 다시 하락했다.

민간 경제 연구소 관계자는 “세계 경기가 불투명해지면서 세계 각국이 법인세 인하 등 투자 활성화에 나서고 있지만, 한국은 근로시간 단축과 법인세 인상,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 등으로 민간 투자 활성화에 역행하고 있다”며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발표에 민간 투자 촉진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한국 경제는 장기적 불황의 늪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