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홍남기(왼쪽 세 번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다동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주재하며 경제 현안을 설명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서비스산업 혁신 전략

서비스 스타트업 대대적 육성
5년간 소득·법인세 50% 감면
일자리 50만개 추가창출 목표

전문가들 “또 재탕·삼탕 대책
산업 재편 방향·청사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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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6일 내놓은 ‘서비스산업 혁신 전략’은 갖가지 규제 완화를 통한 내수 확대와 일자리 창출이 핵심이다. 하지만 차량 공유, 숙박 공유 등 새로운 사업 부문을 활성화해 서비스산업을 혁신적으로 바꿀 근본적인 대책과 구체적인 해법은 제시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반도체 수출 중심의 우리나라 산업구조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서비스산업에 방점을 뒀지만, 소비자 후생 등 수요 측면은 간과한 채 연구·개발(R&D) 투자 등 공급 측면 대책만 되풀이한 재탕, 삼탕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이날 정부는 신(新) 서비스 분야 스타트업이 대거 탄생할 수 있도록 창업 후 최초 소득 발생 5년간 소득세와 법인세를 50% 감면해주는 서비스업종을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는 제조업과 일부 서비스업종(620개 세세 분류 중 148개)에 한해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앞으로는 과당경쟁이 우려되는 업종이나 고소득·자산소득 업종, 소비성·사행성 업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서비스업종도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또 제조업 창업 중소기업에 대해 창업 후 3년간 주는 16개 부담금(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 물이용부담금 등) 면제 혜택도 정보통신업, 금융 및 보험업,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등 지식서비스업까지 확대한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수출 부진, 성장률 둔화 등 우리 경제가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에서 내수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서비스산업 발전이 시급한 문제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의 서비스산업 투자는 한국에 앞서 1인당 국내총생산(GDP) 3만 달러를 넘어선 선진국에 비해 크게 저조하다. 지난해 한국의 서비스산업의 부가가치 비중은 59.1%로 미국과 영국의 79.2%, 79.5%와 비교하면 매우 낮다.

전문가들은 이번 혁신 전략은 서비스산업을 제조업의 보조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정도로, ‘제조업 중심’ 접근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최경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경제정책은 생산성에 너무 큰 비중을 두다 보니 서비스산업 발전 전략에서도 소비자들의 서비스 수요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필요한 것은 활성화 대책이 아니라 한계 상황을 맞고 있는 기존 제조업·서비스업을 어떻게 재편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방향과 청사진”이라고 말했다.

민간 분야에서는 공유경제 등 같은 기득권의 저항이 있는 서비스산업과 관련해 확실한 정부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새로운 서비스 시장은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가 주도하고 있지만, 위원회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미래기술 중심 조직이어서 전통적 서비스산업 발전은 부차적인 문제로 간주하고 있는 형국이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