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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24일 서울行… 왜?

정상회담 5일 앞둔시점 입국
친서 통한 美·北 해빙국면에
‘보텀업 방식’ 대화의지 피력

‘톱다운 담판’ 선호하는 北은
또다시 ‘무응답 대응’ 할수도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오는 24일 입국, 이례적으로 긴 방한 일정을 소화한다는 점이 14일 확인되면서 미·북이 지난 2월 말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4개월 만에 접촉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비건 특별대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미 ‘친서 외교’ 재개를 계기로 미·북 실무협상 개시에 주력하면서 이번 방한 기간에 판문점에서의 실무접촉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여전히 정상 간 ‘톱다운’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북한이 응할지가 향후 미·북 협상 재개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비건 특별대표의 방한 일정은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29일쯤 방한이 예상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일정 수행까지 포함해 최장 6박 7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소식통도 이날 비건 특별대표의 방한에 대해 “확정된 일정은 아니지만 (24일 방한하는 것을 놓고)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비건 특별대표의 입국 날짜는 오는 29일 방한이 예상되는 트럼프 대통령보다 5일이나 앞서는 것으로, 비건 특별대표는 이 기간에 판문점에서 북한과의 실무접촉을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3차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서두를 게 없다”고 밝힌 만큼, 미국은 실무회담을 통한 정상회담 개최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 역시 13일 정례브리핑에서 “국무부는 북한과 실무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실무협상 재개와 관련한 모종의 제안을 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노르웨이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도 13일 “친서 내용 속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하지 않은 아주 흥미로운 대목도 있다”고 밝힌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비건 특별대표가 또다시 ‘바람’을 맞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비건 대표는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직후인 지난해 8월부터 미·북 실무협상을 이끌어오면서 북측에 수차례 실무협상을 제안했지만, 북측은 호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100일여 만에 김 위원장의 ‘친서 외교’를 재개하기는 했지만, 비건 특별대표가 주도하는 ‘보텀업’ 방식에도 동의할지는 여전히 확실치 않다. 비건 특별대표의 북측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의 숙청설도 있는 만큼, 새로운 북측 담당자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유력하게 꼽히고 있지만, 정확하지 않다.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은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를 인용해 “비건 특별대표가 최근 최 제1부상 앞으로 실무협상 조기 재개를 요청하는 서한을 3차례 보냈지만 회신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김영주·김현아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