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진전’ 구체적 언급 없이
나홀로 ‘정상회담’ 낙관 전망

청와대가 6월 중 남북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 확답하지 않았지만, 북한이 이희호 여사 별세에 조화·조전을 보내는 과정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을 내려보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14일 밝혔다. 노르웨이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남북 간 짧은 기간 정상회담을 이뤄낸 경험도 있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밝힌 데 이어 청와대도 재차 긍정적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청와대가 남북 대화 요청에 대한 북측의 공식 반응이 없는 상황에서 정상회담 분위기만 띄우는 낙관적 전망을 펼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김여정 부부장은 지위와 상관없이 상징성과 대표성이 남다르다”며 “김 부부장을 내려보냈다는 것, 그리고 저희에게 온 통지문을 보면 남측의 책임 있는 인사가 나와줄 것을 북측에서 요청했다는 것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 제1부부장은 ‘이 여사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평생을 민족의 통일과 화합을 위해 살다 가신 분이고, 그 뜻을 기려야 한다’고 말했다”며 “그 뜻을 기린다는 것은 결국 남북 대화로 충분히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어떤 보도를 보면 전직 통일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북한 차관급인 제1부부장이 내려오는데 우리는 장관급이 올라가서 격에 맞지 않는다는 보도를 했는데, 제 생각에는 과연 그분이 통일부 전직 관리인지 의심이 간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와 관련해서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내용을 본 뒤 ‘트럼프 대통령이 이 편지를 보면 아름다운 편지라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이것이 맞아떨어졌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친서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는 게 외교적 관례”라고 말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