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친·인척 채용
1만7084명중 1912명 달해

온산항운노조 간부 등 3명도
구직·실업자에 취업미끼 수수

검찰에 인사 채용 비리로 적발된 부산항운노조는 지난 2005년에도 같은 혐의로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을 정도로 대형 노조의 경우 곳곳에서 인사 채용과 관련해 관행처럼 ‘검은돈’이 오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합법적이고 정당한 절차에 따라 노동3권을 주장해야 하는 노조가 각종 비리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부산지검에 따르면 인사·채용 비리로 구속된 역대 부산항운노조위원장만 6명에 이른다. 2005년 오모(1987년 취임), 오모(1996년〃), 박모(2001년〃) 씨 등 3명의 위원장이 모두 업무상횡령·배임수재 혐의로 구속돼 각각 징역 1년 6월, 징역 3년,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았다. 2007년에는 이모(2007년〃) 위원장이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돼 징역 1년 2월을, 2008년에는 조모(2005년〃) 위원장이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돼 징역 1년 2월을 선고받았다.

2010년에는 이모(2009년〃) 위원장이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돼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이 위원장은 출소 후 또다시 채용·인사 비리에 연루돼 이번에 다시 구속됐다. 이 위원장은 2005년 부산항만노조에 대한 검찰 수사 당시 상임 부위원장으로서 노조 내부비리를 폭로하는 양심선언을 해 한국투명성기구로부터 ‘투명사회상’까지 받았던 ‘내부고발자’다.

지난해 10월에는 서울시 산하 서울교통공사 직원 1만7084명 중 1912명(11.2%)이 친인척 관계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채용 비리 의혹이 불거졌다.

서울교통공사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친인척 직원 1912명 중 108명은 무기계약직으로 입사한 뒤 정규직으로 전환된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달 울산지검의 수사지휘를 받은 울산해경은 노조에 취업을 시켜주겠다며 구직자와 실업자를 상대로 금품을 뜯어낸 울산 온산항운노조 간부 조모 씨 등 3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인천지검은 2017년 2월 비정규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주는 대가로 수천만 원대 금품을 챙긴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지엠 노조지부장 등 전·현직 노조 간부 17명을 기소했다. 또 2005년 5월 울산지검은 취업을 미끼로 금품을 받은 현대차 노조 전·현직 간부와 조합원 등 16명을 적발하기도 했다.

정유진·이희권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