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 봉쇄 노조측에 대화 요청
노조 “매수철회 없인 대화없다”

대우조선노조의 출입구 봉쇄로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현장실사가 첫날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현대중공업 실사단은 3일 오전 9시 20분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 도착해 현장실사를 추진했다. 하지만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500여 명의 노조원을 동원해 정문 등 6개 출입구를 모두 봉쇄하며 실사단의 출입을 저지했다. 이날 오전 9시 30분쯤 버스를 타고 도착한 실사단은 ‘노조가 막고 있는 상황에서 진입할 경우 충돌이 우려된다’는 대우조선해양 경영진의 제안에 따라 “노조와 대화 후 현장실사를 진행하겠다”며 정문 건너편에 버스를 세우고 노조와 대화를 추진했다. 하지만 신상기 대우조선 노조위원장은 “현대중공업이 매수를 철회하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겠다. 누구도 현대중공업 간부와 접촉하지 말라”고 지시해 실사단과 노조의 대화가 이뤄지지 못했다.

실사단은 노조와 1차 접촉 실패 후, 산업은행 소속인 김수야 산업은행조선업정상화지원단장이 오전 9시 55분쯤 횡단보도를 건너 정문 인근에서 하태준 노조 정책실장을 만나 현장 실사 협조를 요구하는 대화를 시도했다. 이 자리에서 김 단장은 “실사를 왔으니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 정책실장은 “현대중공업이 매수 철회를 하지 않는 한 대화를 하지 않겠다. 돌아가라”고 거부해 김 단장은 버스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실사단이 타고 온 버스 앞에서 만난 현대중공업 실사단장은 “노조가 정문을 막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실사단은 오전 2차례 노조와의 접촉 및 현장실사가 불발로 끝나자 이날 오후 1시 다시 현장실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거제=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