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장소 변경되면 무효”
大法 2000년에 적법 판례 있어
치열한 법정 공방 이어질 듯

노조의 주주총회 장소 봉쇄에도 불구하고 현대중공업 물적분할(법인분할) 안건이 31일 임시 주총에서 통과됨에 따라 현대중공업 노조와 민주노총은 주총 결과에 불복하고 ‘총파업’에 나설 태세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법률원은 이날 주총 직후 현대중공업이 예정된 물적분할 주주총회 장소를 변경해 개최한 것과 관련, “이번 주총과 회사분할은 중대한 절차 위법으로 무효로 봄이 합당하다”며 “주총은 모든 주주에게 참석과 자유로운 의견 표명의 기회가 보장돼야만 유효한 개최로 인정할 수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앞으로 법적 대응도 불사할 방침인 것으로 파악돼 이를 둘러싸고 법정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정관에 따르면 임시주총을 열 때 2주 전 주주들에게 일시, 장소, 목적을 공지해야 한다. 정관대로라면 주총 당일 장소 변경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주총장 봉쇄 등으로 주총 진행이 불가능할 경우 변경된 주총 장소를 ‘상당한 방법’으로 알리고, 해당 장소로 이동하는 데 필요한 조처를 다 하면 당일 주총 장소를 바꿔도 문제가 없다. 대법원은 2000년 국민은행 신임 행장 선임을 위한 주총 당시 노조의 방해로 당일 주총 장소를 변경한 것에 대해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민주노총은 총파업을 통해 공세를 강화할 방침이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이날 오전 주총 직전 중앙집행위원회를 개최, “현대중공업 주총 저지 농성장에 경찰력을 투입할 경우, 금속노조 울산지부와 현대자동차 지부는 파업에 돌입하고, 조합원을 농성장으로 집결시킨다”고 발표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 노조 역시 현대중공업 노조를 지지, 동반 총파업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금속노조 최대 세력인 현대자동차 지부도 “현대차 노조와 현대중공업 노조는 형제의 노조”라고 강조하며 지원사격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하부영 현대차 지부장은 “현대중공업 노조가 침탈을 당한다면 파업을 (강행)하겠다”며 “이미 공권력이 농성장을 향한다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총파업에 돌입하라는 비상대기 지침을 내렸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