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대사관 2명만 중징계
“기강 해이의 또다른 원인”

외교부가 한·미 정상 통화내용을 유출한 주미 한국대사관 공사참사관 K 씨와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을 형사고발 하기로 한 가운데, 문재인 정부가 이번에도 책임자인 강경화 장관과 조윤제 주미 대사는 비켜 가는 ‘꼬리 자르기’ 식 문책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29일 외교가 안팎에서는 외교부가 기밀을 유출한 K 씨와 보안 유지 업무를 소홀히 한 혐의를 받는 주미 대사관 직원 2명만 중징계하기로 하면서 조 대사가 ‘면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대사는 사건이 발생한 주미 한국대사관의 총책임자이자 3급 비밀로 분류된 이번 한·미 정상 통화 내용의 취급 권한을 가진 기밀 열람자다. 카이스트 금융전문대학원 초빙교수였던 조 대사는 내정 당시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보은성 코드 인사’라는 평이 따랐던 인물이라서 ‘친문(文)’ 코드 인사에 대한 봐주기식 문책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조 대사에 대한 처벌에 대해 “별다른 이야기를 들은 바 없다”고만 말했다.

잇따른 ‘기강 해이’에 대한 강 장관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지만, 청와대가 6월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을 이유로 들며 강 장관을 교체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당사자를 문책하면서도 책임자는 쏙 빠지는 ‘꼬리 자르기’식 결과가 반복되면서 오히려 외교부 기강이 더욱 해이해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