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미국 워싱턴DC의 매사추세츠 애비뉴에 위치한 주미 한국 대사관 전경. 미국 구글의 평점 리뷰에는 주미 한국 대사관의 영사 서비스에 대해 ‘직원 태도가 정말 무례하다’ ‘수차례 전화했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등과 같은 비판이 달려 있다. 구글 스트리트 뷰·구글 리뷰 캡처

- 재외공관 ‘구글리뷰’ 분석

“죄인 취조하듯이 대하는 직원
답변도 늦고 억지로 하는 느낌
굉장히 오만해… 태도 바꿔야”

외교부 ‘공공외교 강화’ 무색
재외공관 서비스 악평 잇따라

외교부 “호의적으로 대하지만
비자문제는 철저한 검증 필요”

전 세계 115개국에서 한국을 대표하고 있는 대사관·총영사관의 서비스에 대해 주재국 국민의 악평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의 ‘얼굴’격인 재외공관의 불친절하고 후진적인 업무 처리가 민간과 기업이 애써 쌓아 올려놓은 국가 브랜드를 다 깎아 먹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017년 6월 취임 직후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주재국 대국민 외교인 ‘공공외교’ 강화 정책도 전혀 실효성이 없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구글 리뷰에 쏟아지고 있는 각종 악평과 비판 = 대한민국 대사관·총영사관에 대한 구글 리뷰에는 낮은 평점뿐 아니라 직접 비판하는 내용을 올린 글도 상당했다. 부정적 평가는 직원 태도와 업무 처리 속도, 업무 시간, 전화 응대 방식 등 다방면에 걸쳐 있었다. 몽골 주재 한국 대사관을 이용한 현지인은 “대사관에 대한 리뷰를 남긴다는 게 이상한 일이지만, 여기서 굉장히 오만한 말들을 많이 들었다”면서 “몽골인들에 대한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고 밝혔다. 대사관이 주재국 국민에게 다소 인종 차별적 태도를 취했을 가능성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주싱가포르 대사관을 이용한 외국인은 “비자 신청이 오전 11시 30분까지인데, 그들의 시계는 10분 앞서 있으며 1분도 늦으면 안 됐다”며 “월∼금요일에 오전 11시 20분까지 가야 하며, 11시 20분에 도착하지 않으면 다음 영업일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토로했다. 일부 베트남인은 주베트남 한국 대사관에 대해 “뭔가 죄를 짓는 느낌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왔다” “불친절의 끝이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대사관 직원들의 불친절한 태도가 매우 실망스럽다” 등과 같은 악평을 쏟아냈다. 스페인에서는 한국 대사관에 가는 것은 “항상 투쟁”이라고 표현하면서 “이메일 답장도 없으며, 전화도 마지못해 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공공외교’ 강화와 정반대인 재외공관 서비스 = 한국과 전 세계 각국을 연결하는 통로인 외교부 재외공관부터 공공외교에 힘써야 하지만, 오히려 현지 공관을 접한 외국인들이 한국을 실제로 경험하기도 전에 혀를 내두르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2017년 취임 이후 당해부터 2021년까지 적용되는 ‘제1차 대한민국 공공외교 기본계획’을 내놓았던 강 장관의 포부와도 정반대다. 외교부가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있는 ‘외국 국민들과의 직접적 소통을 통해 우리나라의 역사·전통·문화·예술·가치·정책·비전 등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고 신뢰를 확보하는 외교활동’이라는 ‘공공외교’ 정의와도 배치된다. 이 때문에 이 문제 역시 최근 잇따른 외교부의 기강해이와 맞물리는 ‘조직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자유한국당 원내 수석부대표인 정양석 의원은 “외교부가 가장 기초적인 영역에서 기본도 못하고 있었던 셈으로, 한국외교의 총체적 위기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며 외교라인의 책임 추궁 및 쇄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재외공관의 영사 업무가 주로 비자 발급에 집중되다 보니, 업무처리가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공공외교 측면에서 외국인에게 호의적으로 하고 있지만, 비자 발급은 철저한 검증하에 이뤄져야 한다”며 “조직적인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영주·김현아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