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외교 엉망 수준 비판 불구
2년전 설문평가선 상반된 결과

대한민국 대사관·총영사관의 재외국민 서비스에서도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외교부는 2017년 영사서비스 만족도가 ‘92.72점’으로 꾸준히 상승했다는 상반된 평가를 했던 것으로 17일 드러났다. 잇따른 기강해이와 의전 실수로 리더십 위기에 처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재외국민 서비스를 주관하는 재외공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정양석(자유한국당) 의원실이 관계기관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외교부는 여론조사업체 유니온리서치를 통해 재외공관 서비스 이용자 9955명을 대상으로 한 ‘2017년도 재외공관 영사서비스 만족도’ 조사에서 종합 만족도 점수 92.72점을 받았다. 이는 조사를 시작했던 2005년 64.8점이었던 것에 비해 27.92점 상승한 수치다.

항목별로는 △문제 해결성(94.66점) △친절성(92.93점) △업무처리 적극성(91.53점) △절차 간편성(91.50점) △상담 충실성(91.46점) △업무처리 신속성(91.26점) △절차 안내 정도(91.22점) △서비스 향상도(89.68점) △정보 접근성(83.06) 등을 기록했다.

외교부는 이와 관련해 정책 실명제 사업관리 이력서에서 “재외공관 영사서비스 만족도가 꾸준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자화자찬했다. 실제 영사서비스 만족도 조사 표본은 각 공관의 교민 수를 고려한 최저할당으로 정해져 표본이 한정될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해외 주재 대사관·총영사관에 대한 불만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도현 주베트남 대사가 폭언 및 ‘갑질’ 의혹으로 국내로 송환된 데다, 도경환 주말레이시아 대사도 부하 직원에게 폭언 등 갑질을 한 혐의로 중징계 요청안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외교부 출신이 아닌 특임 대사 출신으로, 가뜩이나 조직 장악력이 약한 강 장관이 청와대가 ‘찍어’ 내려보낸 이들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공공외교’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외교부의 방침이 현지에서 제대로 실현되지 않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개인의 문제일 수도 있다”며 “직원의 친절성 문제에 대해서는 주기적으로 교육하고 있고, 민원을 접하게 되면 담당 영사관에 주의도 주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