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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발언 있었나

집권 3년차에도 적폐청산, 소득주도성장 등 기존 국정 기조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는 최근 공식 발언 곳곳에서 확인된다. 여기에 더해 야당의 반대를 ‘낡은 이념의 잣대’ ‘대립을 부추기는 정치’로 규정하는 등 ‘마이웨이’식 국정 운영이 더욱 완고해지는 경향까지 보이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 여야·사회 갈등을 풀어낼 통합의 언어가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청와대에서 열린 사회 원로 초청 간담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옹호 세력과는 함께 가기 어렵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는 적폐수사 그만하고 좀 통합으로 나가야 하지 않겠냐, 그런 말씀도 많이 듣는다”면서 “살아 움직이는 수사에 대해 정부가 통제할 수도 없고 또 통제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빨리 진상을 규명하고 청산이 이뤄진 다음 그 성찰 위에서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 나가자는 데 대해 공감이 있다면 얼마든지 협치하고 타협도 할 수 있을 것인데, 국정농단이나 사법농단 자체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 어려움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협치를 위해서는 적폐청산을 통한 성찰이 전제돼야 한다는 얘기로, 이는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됐다. 문 대통령은 이어 9일 KBS와의 방송 대담에선 야당이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등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독재’라고 비판하는 데 대해 적반하장이란 반응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촛불 민심에 의해 탄생한 우리 정부를 지금 독재라고 하면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으니 색깔론을 더해 좌파독재 그런 식으로 규정하는 것(인데), 참 뭐라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급기야 13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야당에 작심하고 비판을 날렸다. 문 대통령은 “세상은 크게 변하고 있지만 정치권이 과거에 머물러 있어서 매우 안타깝다”며 “촛불 이전의 모습과 이후의 모습이 달라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막말과 험한 말로 국민 혐오를 부추기며 국민을 극단적으로 분열시키는 정치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한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14일 국무회의에서 “(5당 대표 회동 등이) 우리 정치가 극단적 대립의 정치가 아닌 대화와 소통의 정치로 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거듭 야당의 변화를 촉구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