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상대방 분열·구태몰이
총선겨냥 선거구도 만드는 것”

문재인 대통령이 ‘낡은 이념’ ‘혐오 정치’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국회를 비판한 것을 놓고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14일 “대통령이 편 가르기를 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당에서는 내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대통령이 편 가르기에 나섰다는 지적도 나왔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오전 충북 제천시 송학면에서 농가 봉사활동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더불어민주당이야말로 낡은 잣대를 갖고 과거로만 돌아가는 행태를 보였다”며 “저희는 이를 버리고 미래로 향해 가겠다”고 말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내 편, 네 편으로 계속 국민을 갈라치는 이 정권이야말로 대립과 혐오의 정치, 반목과 분열의 정치를 초래한 주범”이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정치 갈등과 국회 마비의 원인 제공자는 바로 문 대통령”이라며 “이 정권의 험한 정치, 막 나가는 정치를 멈추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국민은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선거가 대부분 ‘통합인가 분열인가’ ‘혁신인가 구태인가’를 놓고 경쟁하는 장(場)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상대방을 분열과 구태로 모는 것은 이미 총선 모드로 들어갔다는 의미”라며 “우리를 분열 세력, 구태 세력이라고 몰아가면서 선거 구도를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대통령의 발언은 ‘유체이탈 화법’의 극치이자 철저한 ‘남 탓’”이라며 “문 대통령의 행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데칼코마니 격으로 닮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분열의 정치, 배제의 정치, 뺄셈의 정치’가 국론을 분열시키고 우리 정치를 극단의 정치로 몰아가고 있는 것을 모르고 하는 소리인지 기가 막히다”고 비난했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정치 지도자라면 답답한 처지를 강조하는 데에서 끝나면 안 되고 국정을 리드하는 입장에서 선도적으로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며 “국민은 정국이 풀리는 것도, 꼬이는 것도 국정을 이끌어가는 1번지인 청와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