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들 정부안 비판

“공급대책은 없고 절약방안만
시민단체 주장 옮겨놓은 듯”

산업통상자원부가 19일 공청회를 통해 공개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원자력발전을 아예 배제하고 에너지 계획을 짰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실현 가능성도 의문이고, 마치 NGO(비정부기구) 주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다”고 혹평했다. 아무리 오는 2040년까지의 장기 비전일 뿐이라고 해도, 정부 정책이라면 목표와 추진 방안에 현실성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3차 에너지기본계획 5대 중점 추진 과제 중 첫 번째는 ‘공급 중심에서 소비구조 혁신 중심으로 패러다임 전환’이다. 이에 대해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에너지 계획은 ‘에너지 공급을 어떻게 할 것이냐’가 핵심이 돼야지, ‘절약을 어떻게 할 것이냐’가 주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탈원전을 전제로 한 이번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전기요금 관련 내용이 빠진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조성봉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에너지기본계획의 핵심은 전기요금”이라며 “전기요금을 어떻게 하겠다는 정부의 분명한 생각이 반영돼야 현실적인 계획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중점 과제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 믹스로 전환’ 항목에는 원자력발전 관련 내용이 딱 한 줄 나온다. 노후 원전 수명연장과 신규 원전 건설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원전을 단계적으로 감축한다는 것이다. 원전은 네 번째 과제 ‘에너지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중 ‘전통에너지산업 고부가가치화’ 항목에 한 번 더 언급되는데, 수출 지원을 통해 산업·인력 핵심 생태계를 유지하고, 후행주기(원전 해체 등)와 방사선 등 미래 유망분야를 육성한다는 게 전부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에너지기본계획은 발전원 간 조정이 가장 중요한데, 그건 빠지고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목표치만 있다”며 “원자력발전 비중을 1차 계획은 41%, 2차는 29%라고 명시했는데 이번엔 언급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형식도, 내용도 1∼2차 계획을 이어받지 않은 이상한 계획이 툭 튀어나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덕환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이번 워킹그룹에는 에너지는 물론 에너지 관련 기술 전문가도 없는 듯했다”고 지적했다.

김성훈·박정민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