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임시국회도 난항 예고
한국 “독선·오만 자인한 셈”
민주 “허위사실엔 강력대응”

문재인 대통령이 8일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없는 상황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면서, 자유한국당을 포함한 야권은 ‘국민 포기행위’로 규정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에 따라 이날 회기가 시작된 4월 임시국회도 여야의 첨예한 대립으로 파행이 예상된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박 후보자 임명 강행을 겨냥해 “야당의 반대와 국민 여론은 무시해도 된다는 독선과 오만으로, 불통 정권임을 스스로 자인하는 것”이라며 “결코 용납할 수 없고, 국민의 무거운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결사 각오로 저항’이라는 강한 표현까지 동원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계속된 실패와 무능을 보여준 인사검증 책임자에 대해 지나친 집착을 보이고 있다”며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경질하라”고 했다.

반면 민주당은 박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 제기에 대해 당 차원에서 명예훼손으로 맞고발하는 등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경교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후보자가) 청문회 과정에서 ‘김학의 사건’에 대한 황교안 대표의 거짓말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공작정치를 하는 것은 대단히 치졸하다”면서 “당은 인격 모독과 허위사실 유포 행태에 대해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의 정당한 인사권 행사를 방해해선 안 된다”면서 “청문 보고서 재송부 요청에 응하지 않고 몽니를 부리는 건 제1 야당의 행패”라고 강조했다.

5당 원내대표는 이날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국회에서 만나 4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을 논의했지만, 장관 임명에서부터 쟁점 법안에 이르기까지 시각차가 커 합의엔 이르지 못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