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연철(왼쪽 사진) 통일부·박영선(오른쪽)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각각 3월 26일, 3월 2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연합뉴스

보고서 없는 장관 2명 추가
KBS 사장 포함하면 11명
朴정부때 강행 숫자 넘어서

현정권 야당시절 만든 기준
스스로 통과못해 ‘인사실패’
“靑 협치노력 부족”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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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8일 김연철 통일부·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를 임명하면서 문재인 정부에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후보자가 두 자릿수가 됐다. 이는 박근혜 정부가 4년 9개월 동안 청문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을 강행한 사례 10명을 뛰어넘는 숫자다.

문 대통령이 김·박 후보자를 공식 임명하면서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회의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인사청문 대상자는 11명이 된다. 1기 내각의 장관급 인사 가운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등이 보고서 채택까지 청문 절차가 완료되지 못한 상태에서 임명됐다.

지난해 개각에서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청문 보고서에 대한 여야 합의 없이 임명장을 받았고, 지난 1월에는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이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바 있다. 장관급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인사청문 대상인 양승동 KBS 사장의 경우 지난해 두 차례 인사청문회를 했는데 모두 청문 보고서 없이 임명된 사례로 남았다. 대통령이 지명해 임명하는 인사청문 대상자 11명이 청문 보고서 없이 임명된 셈이다.

이외에도 김명수 대법원장 추천 몫이었던 이석태·이은애 헌법재판관이 보고서 없이 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청문 대상자의 청문절차를 20일 안에 마치게 돼 있으며, 이때까지 청문 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하면 대통령은 10일 이내의 기한을 정해 보고서 재송부 요청을 할 수 있다. 재송부 요청에 국회가 응하지 않으면 대통령은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아직 2년이 안 된 문재인 정부의 임명 강행은 박근혜 정부 전체 기간 같은 사례보다 더 많아졌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기간 8명의 장관 후보자가 청문 보고서 없이 임명됐다. 장관급인 박상옥 대법관은 청문 보고서 채택 없이 국회 임명동의 투표에 부의됐고, 차관급인 이철성 전 경찰청장도 보고서 채택이 되지 않았다. 차관급을 합치면 10명의 인사청문 대상자가 절차를 마치지 못한 것이 된다.

인사 강행 사례가 늘어나는 원인에 대해서는 청와대 인사 실패가 첫 번째 원인으로 꼽힌다. 과거 야당 시절 엄격한 잣대를 제시해 놓았지만, 정권 교체 이후에는 이에 부합하는 후보자를 찾지 못한 것이다. 여야의 극한 대립도 또 다른 원인으로 지적된다. 국회 몸싸움이 있었던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5년 동안 17명의 장관 후보자가 청문 보고서 없이 임명됐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