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홈페이지 캡처(중국 바이두).

중국인 아버지가 아이폰을 사 줄 형편이 안 돼 10대 딸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영상이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22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4일 중국 중부 산시성 타이위안에서 길을 지나던 행인 종(Zhong) 씨가 거리에서 마주친 아버지와 딸의 모습을 촬영한 것이라며 SNS 영상을 게시했다고 보도했다.

그 영상에 따르면 10대 딸은 아버지에게 "다른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아이폰을 사줄 수 있는데, 왜 아빠는 아이폰을 사줄 돈이 없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아버지는 이내 무릎을 꿇고 머리를 흔들며 자신의 경제적 무능을 자책하는 행동을 보였다.

결국 딸은 그런 아버지가 부끄럽다는 듯 아버지를 향해 "빨리 일어나, 일어나라고"라고 소리쳤다. 이런 대화는 약 5분간 지속됐고 대화 소리가 커서 지나가던 행인들이 다 들을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을 올린 종 씨는 "아버지의 슬픔을 느꼈다"며 "심지어 내가 그녀(10대 딸)를 한 대 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이라고 전했다.

해당 영상은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육아에 관한 논쟁으로 이어졌고 웨이보에서 9100만회, 더우인에서 60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화제가 됐다.

보도에 따르면 다수의 현지 누리꾼들은 10대 소녀의 허영심과 딸을 제대로 교육시키지 못한 아버지의 무능을 지적했다고 한다.

누리꾼들은 "젊은이들의 소비주의가 결국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물질적인 안락함에만 집착하고 부모의 고난은 무시한다" "아버지가 무릎을 꿇은 것은 한심하고 이제 저 아이는 더욱 반항적으로 변할 것" 이라는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곽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