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임시 대의원대회 열어
올 사업계획 투쟁 일변도로

환노위·경사노위 등은 난항

민주노총이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과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 기간 확대를 반대하며 국회에서 폭력 시위를 벌여 관련 입법이 차질을 빚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를 ‘조합원의 승리’라고 자평하며 올해 사업계획을 투쟁 일정으로 채우는 등 강경 일변도의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4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는 민주노총 제68차 임시 대의원대회가 열렸다. 민주노총은 올해 사업계획을 투쟁 일정으로 빽빽하게 채웠다. 민주노총이 대의원대회에 상정한 올해 사업계획에 따르면 4월엔 특수고용노동자 총궐기대회, 최저임금 1만 원 공동투쟁, 살인기업 선정식 등이 전개된다. 또 4·5월 임시국회에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 기간 확대 입법을 막기 위해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이 이어진다. 6월엔 재벌개혁, 국제노동기구(ILO) 총회를 계기로 한 특수고용·교원·공무원 노동자 공동투쟁, 산업·업종별 유사업종 공동투쟁 등으로 7월 총파업 사전 쟁점화 투쟁이 펼쳐진다. 7월엔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 최저임금노동자 공동파업, 제조업 정규직·하청비정규 노동자 공동파업 등이 벌어진다. 9월엔 임시 대의원대회를 통해 재벌 개혁 세부 요구안을 다듬고, 11월 전국노동자대회에서 공표한다. 11월부터 12월까지 사회적 총파업 전개가 예정돼 있다.

노동 현안 입법은 지연되고 있다. 이날 국회에 따르면 5일 열리는 3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노동 현안 입법을 처리하는 일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환경노동위원회 여야 의원들은 전날 노동 현안 입법 논의를 위해 소위원회를 열어 정회와 속개를 거듭했지만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합의안에 따라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려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자유한국당은 1년으로 확대해 기업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또 다른 쟁점인 최저임금 결정체계에 대해 민주당은 정부 안처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자는 주장이지만, 한국당은 추가로 지역과 업종별로 차등 적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공을 들인 사회적 대화 복원도 난항을 겪고 있다. 이날 민주노총 임시 대의원대회는 경사노위 참여 문제가 공식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은 채 열렸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2017년 말 위원장 선거 때부터 사회적 대화 참여를 공약으로 내걸고 경사노위 참여를 추진했지만, 대의원대회에서 번번이 무산됐다. 작년 10월 임시 대의원대회는 정족수 미달로 경사노위 참여 안건을 의결하지 못했고, 지난 1월 정기 대의원대회에서도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