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이해찬 “탄핵된 세력이 감히”
국민에 재판부당성 홍보 주력

‘사법부 강경대응은 자제’ 신중

더불어민주당은 1일 김경수 경남지사 판결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수사를 촉구한 자유한국당에 대해 “대통령 선거 불복 망동을 용납할 수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당의 공세를 문재인 정부 출범의 정당성을 흔드는 시도로 규정하고, ‘대선 불복 프레임’으로 역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1월 31일) 한국당이 청와대 앞에서 시위성 의원총회를 연 것과 관련해 “대선이 끝난 지 언제인데 이제 와서 대선 불복을 의미하는 듯한 행동을 공당이 하느냐”면서 “청와대 앞까지 가 대선 불복 망동을 벌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격앙된 목소리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언급하며 “탄핵당한 사람의 세력들이 감히 촛불 혁명으로 당선된 대통령을 대선 불복으로 대하느냐”고 했다. 이 대표가 공개석상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해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김 지사 판결을 계기로 문재인 정부 출범의 정당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 것을 조기에 차단하는 한편 ‘대선 불복 프레임’을 통해 정국 주도권을 쥐고 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국민은 촛불 혁명을 통해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켰다”며 “김 지사 재판과 연결시켜 대선을 부정하는 것은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문 대통령 수사를 촉구한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 대해선 “현직 대통령 수사를 촉구하는 등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을 법사위원장이란 사람이 감히 하는 것을 보고 통탄을 금할 수 없었다”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사법농단 세력 및 적폐청산 대책위원회’는 설 연휴 동안 지속적으로 회의를 열어 대응책 마련에 나선다. 또 당 유튜브 채널 ‘씀’을 통해 사법부 적폐청산의 당위성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국민을 상대로 김 지사 재판의 부당성을 알리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국정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여당이 무차별적으로 사법부에 맹공을 퍼붓는 건 무책임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우상호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지사 판결에 대해 사법부의 조직적인 반란이라고 규정한 건 과했다”고 지적했다. 전날 대책위 회의에서도 당내 율사 출신 의원들이 “사법부에 대한 강경 대응은 신중해야 한다”며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