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조치-美상응조치-향후조치
공동선언문 3개항 조율할 듯

미국과 북한이 2월 초부터 2차 미·북 정상회담 공동선언문 문구 조율을 위해 실무 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선언문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 미국의 상응 조치, 향후 양측의 추가 협상 의지 등 3개 항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실무 협상 장소로는 판문점이 1순위로 꼽힌다.

외교 소식통은 30일 “공동선언문의 큰 틀은 핵사찰 및 핵시설 폐기 등 북한 측의 행동, 제제 유예 등 미국 측의 보상, 추후 협상 과제 등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명시할지가 실무 협상의 관건이 될 것인데 양측 논의 진행에 따라 합의문 조항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큰 원칙을 제시했던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미·북 정상회담 당시 합의문보다 구체적인 조치가 들어가고 이를 중심으로 협상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전날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북·미 실무 협상에서 경호·의전 등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실무 준비와 함께 공동선언문 문안 정리 조정을 위한 의제 조율에 들어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고 정보위원장인 이혜훈(바른미래당) 의원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현재 북한이 취할 수 있는 비핵화 조치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시설 해체,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사회의 검증하에 영변 핵시설 폐기, 일부 핵시설 및 핵물질에 대한 신고 등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 측 조치로는 평양 연락사무소 개설 등 비경제적 조치와 함께 일부 경제제재 완화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소식통은 “미국이 제재 문제에 대해 지난해에는 아주 강경했지만 최근에는 좀 누그러진 분위기”라고 전했다. 미·북이 당장 실행할 서로의 조치에 대해 합의한다면 선언문 마지막 조항은 완전한 비핵화와 정상적인 국가 관계 수립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정도의 문구가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실무 협상 대표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김혁철 전 주스페인 북한대사의 만남을 위해 양측은 물밑 접촉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기는 이르면 2월 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 이견이 크면 정상회담이 3월 이후로 밀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