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8일 韓美워킹그룹 회의
美北정상회담 진행따라 결정

지난 9일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이 오는 16일 방북 계획을 허가해달라는 신청서를 통일부에 제출했지만, 승인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방북 필요성은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현재 군불을 때고 있는 2차 미·북 정상회담 진행 상황과 17∼18일로 예상되는 한·미 워킹그룹 화상 회의 결과 등을 감안해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14일 정부 관계자는 “북측으로부터의 초청장 등이 없는 상태에서 기업인들의 방북이 당장 가능한지를 정부 당국이 포괄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한·미 협의 일정과 미·북 협상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어서 16일 방북은 물리적으로 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이 필요하다는 당국의 판단과는 별개로, 방북 승인은 당분간 보류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성공단기업비상대책위원회는 2016년 2월 개성공단이 중단된 이후 이번까지 합쳐 총 7차례의 방북 신청서를 제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신년사에서 개성공단 재개 용의를 밝히자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의 메시지에 “이로써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재개를 위해 남북 사이에 풀어야 할 과제는 해결됐다”고 화답하면서 기업인들의 방북 성사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통일부 역시 “국민의 재산권 보호 차원에서 자산 점검 방북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기업인들의 방북이 가시권에 들어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개성공단 문제를 둘러싸고 한·미 간 협의가 첫발도 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17∼18일 사이에 열릴 가능성이 큰 한·미 워킹그룹 화상 회의에서 기업인 방북 문제를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이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내면 1월 중으로 기업인들의 방북이 전격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이번 워킹그룹 회의에서는 남북 이산가족의 화상 상봉 추진을 위한 대북 제재 면제 문제도 주요 의제로 논의될 전망이다.

김영주·박준희 기자 everywhere@munhwa.com